아주 사적인 Zootopia

에어컨 설치 시 주의사항 본문

Architecture!/Interior

에어컨 설치 시 주의사항

GrancartZoo 2020. 9. 5. 21:51
반응형

0. Prologue

 

이번에 에어컨 설치를 했다.

 

설치를 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 여름이 다 지난 시기에 설치해버렸다.

 

보통은 돈만 주면 알아서 해줄 거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시공자분들의 작업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시공 다 끝나고 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에 시공을 맡기면서 어떤 부분을 신경 썼고, 어떻게 조치를 했는지 기록을 겸해서 글로 남겨보고자 한다.

 

 

1. 에어컨 설치의 구성 요소

 

일단 에어컨의 구성은 대충, 

 

실내기

 

실외기

 

각종 배관

- 냉매 배관용 동관 2가닥

- 응축수 배수용 드레인 배관

- 실외기 전원 공급용 전기선

- 배관용 단열재

 

머 대충 이 정도인 듯 하다.

 

 

2. 에어컨 설치

 

벽걸이형든 스탠드형이든 천장형이든 에어컨 설치 위치는 세심히 골라야 한다.

 

여러 가지 영향 요소가 있는데, 실외기로 나가는 배관을 설치하기 위해 벽을 뚫어야 하기도 하고

 

설치 위치에 따라서 사용 할 때 효율이 높거나 낮거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써큘레이터로 해결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라.

 

 

벽걸이 에어컨 위치 지정

 

본체의 위치를 결정 할 때 고려할 것들

 

a에어컨 바람의 방향

b배관을 뽑을 방향

c콘센트의 위치

 

세가지다.

 

집을 지을 때 에어컨 위치를 고려한 것이 아니라면, 콘센트의 위치는 어쩔 수 없다.

 

그러니 에어컨을 설치했을 때, 바람이 어느 정도 영역을 커버할 것인지,

 

실외기로 향하는 배관과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을 어디로 흘려보낼 것인지를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저 같은 경우는 길에 면한 방에 설치를 하는데다 좌우측에 베란다가 있어서 창문이 있는 방향으로만 배관을 뺄 수 있었다.

 

그래서 설치 할 수 있는 위치도 제한적이라 결정하는데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3. 실내기 설치

 

문제는 설치기사였다.

 

설치기사가 없으면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지만, 작업 내용이 컨트롤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리스크가 된다.

 

하자가 없는 것을 목표로 하니, 사용 편의성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첫번째 난관이 나타났다.

 

실내기를 배관구멍에 딱 붙여서 설치해야 한다는 거다.

 

실내에 노출된 배관에서 결로가 떨어진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그다지 신경 쓰지 말자.

 

별도의 써큘레이터를 쓰지 않더라도 실내가 골고루 시원해질 수 있는 위치를 선정해서 설치하도록 하자.

 

뜨거워진 방을 모서리부터 식힐지, 중앙부터 사방으로 식히는 것이 나을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두번째 난관은 배관의 기울기 였다.

 

본체에서 나온 응축수를 외부로 빼야하기 때문에 기울기를 줘야 한다는데, 

 

가만두면 기울기를 15도 정도는 줄 기세였다.

 

그나마 현장에서 어찌저찌 위치를 지정하여 현재의 기울기로 합의를 보았다.

 

'LG 에어컨 설치 시방서'에 따르면 드레인 배관의 기울기는 1/50 ~ 1/100 정도로 규정하고 있다.

 

최대의 기울기로 줘도 1미터당 2cm 정도 높이 변화로 충분하다는 거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런 기준은 알 수가 없었고, 현재 대략적인 측정결과 1/6 정도의 기울기로 설치된 것 같다.

 

말도 안되는 차이다.

 

 

기울기별 차이

 

시방서대로면 1/50 수준으로 설치해서 육안으로 기울기를 느끼기 힘든 정도로 설치해야 한다.

 

하자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설치된 수준은 기술자가 설치했다고 보기 힘들 정도다.

 

 

가공된 동관의 이음새

 

 

에어컨 시공을 자세히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에어컨 유닛과 실외기 유닛에는 각각 냉매교환을 위한 동관이 완결된 상태로 마감되어 있다.

 

거기에 각각 새로운 동관 배관 자재를 이용해서 현장에서 가공을 하고,

 

이음새에서 누출이 없도록 시공을 하는 것이 이 작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동관 현장 가공

 

 

사진의 장비가 있으면 에어컨 시공이 불가능 하지 않을 듯 하다.

 

 

설치 완료된 실내기

 

 

4. 실외기 설치

 

 

실외기 접속 부위

 

 

실외기 설치할 때 신경 써줄 점은 한가지,

 

흡기방향과 배기방향이다.

 

우리집 옥상 같은 경우에는 옥상에 거주 중인 분도 계시고, 

 

이런저런 활동을 위해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배기기방향을 사람을 향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아마 내가 지적하지 않았다면 반대로 시공하고 갔을 것이다.

 

또, 미처 신경 쓰지 못 했는데

 

사진에 보이는 노출된 동관 부분은 기사분이 떠나고 나서 살펴봤더니

 

저 상태로 두고 떠났더라.

 

저렇게 동관을 노출시켜놓을거면 뭐하러 단열재를 감나.

 

그냥 노출배관 설치하지.

 

작업을 하면 끝까지 꼼꼼히 하도록 요청하자.

 

단열재도 8mm를 쓰라는 기준이 있지만, 기준에 못 미치는 듯 하다.

 

애초에 단열재 위로 배관을 손으로 만져봤을 때, 냉매의 차가움이 느껴진다면 안될 것 같다.

 

그리고 이처럼 옥상에 실외기를 설치할 경우에는 빗물이 냉매 배관을 타고 아래층의 벽면 구멍까지 흐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각종 트랩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윗 그림처럼 배관을 P트랩 모양으로 꺾어서 물끊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일반 건축공사가 아니라 가정집에서 하는 '절차와 디테일이 많이 생략된' 시공이기 때문에 이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좋다.

 

 

5. 응축수 드레인 배관

 

응축수를 어디로 어떻게 버릴지도 중요한 관심사이다.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항상 젖어있거나 하기 때문에 문제 발생 요소가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드레인 배관은 일반적으로 기울기에 따라 자연적으로 물이 흘러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울기를 꼭 줘야만하는 거다.

 

기울기를 15도~30도씩 막 줘도 되지만,

 

배관이 너무 눈에 띄면 미관상 좋지않으리라 생각한다.

 

에어컨 설치공사의 시방서에 따르면 1/50 ~ 1/100 정도의 기울기를 권장하고 있다.

 

시방서를 2개나 검토했으니, 딱히 틀렸을 것 같지는 않다.

 

미관상의 문제는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니, 응축수 역류로 인한 하자 발생이 되지 않는 선에서 시공되어야 한다.

 

 

LG 에어컨 설치 시방서 발췌

 

 

본 시방서에 따르면, 드레인 배관에 트랩을 설치하는 것까지 권장하고 있다.

 

이런 것은 못하더라도, 다세대주택의 입구에 드레인배관을 늘어뜨려놓는 만행을 저질러서는 안될 일이다.

 

설치 기사분에게 부탁해서 사람이 다니지 않는 방향으로 드레인 배관을 마무리해달라 했다.

 

기사님은 배관 자재가 아까운 모양이었지만,

 

이렇게 조치하지 않았다면, 1층 세대의 현관문 앞으로 응축수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뻔 했다.

 

최근 잦은 비소식으로 곰팡이인지 물때도 엄청 끼고 상태가 말이 아니다.

 

지금도 배관을 하수도까지 연장시켜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6. Conclusion

 

전체 내용을 요약하자면,

 

a. 실내기 위치 선정

b. 드레인 배관의 기울기(2/50 ~ 1/100)

c. 냉매 배관의 단열처리(실외기 접속 부위 포함)

d. 실외기 배기방향 고려

e. 드레인 배관의 최종 하수 위치 선정

 

이 정도로 정리될 것 같다.

 

저 같은 경우, 시공 상황을 100% 관찰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문제가 발생할 것 같은 부분은 즉각적으로 수정 요청을 한다.

 

실내기가 천장형이든, 스탠드형이든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신경 쓸 내용이 늘어날 것 같다.

 

 

99. 추가 조치

 

맘에 안 드는 부분도 있고, 일사광선에 의한 실외기 열손실을 보조해보자 해서 추가적으로 작업을 했다.

 

 

 

 

동네 철물점에서 급한대로 가장 얇은 보온재를 사다가 작업을 했다.

 

좀 귀찮기는 하지만 두갈래로 분리해주고 테이핑까지 했다.

 

테이핑 할 때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엮어 나가야 빗물이 속으로 스며들지 않는다.

 

 

 

 

어설프긴 하지만, 그럭저럭 조치는 된 것 같다.

 

 

 

 

어설프긴 오지게 어설프다. ㅋㅋㅋㅋㅋ

 

 

 

 

그 다음은 단열재를 위에 씌워줄 차례다.

 

네 모서리에 각각 지지대를 달아주는데, 왼쪽 에는 없던 구멍을 뚫은 것이고 오른쪽은 기존에 있던 볼트다.

 

평범한 스크류볼트는 실외기 표면에 구멍을 낼 수 없었다.

 

 

날개피스

 

 

가까운 철물점을 찾아서 "날개피스 주세요." 하면

 

어디에나 구멍을 뚫을 수 있는 강려크한 피스를 얻을 수 있다.

 

 

모서리에 모두 설치했다.

 

 

이 제품의 장점은 지지대가 있다는 점인데, 가운데 이 지지대 덕분에

 

실외기와 단열재 사이에 공간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실외기에 직접적인 열이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직사광선에 대한 단열 효과는 상당히 올라간다.

 

 

 

이렇게 실외기에 대한 보강 처리는 끝이 났다.

 

냉매 배관에 단열을 보강할지는 고민이다.

 

사실 이미 더위가 한풀 꺾인 듯 한데다, 단열재 보강작업이 난이도가 꽤 높아 보여서 쉽게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어쨌든, 에어컨 설치할 때 잘 신경 써서 하시라.

 

다른 집들 보니까 냉매 배관을 30cm 이상 씩 노출시켜놓은 곳이 눈에 띄더라.

 

냉매 배관 보온재가 얇으면 얇을수록 그대의 전기세는 올라가리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