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리모델링
0. Prologue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집은 빨리 망가진다.
수십년간 망가지기만 할 뿐 수리 한 적도 심지어 청소도 소홀히 한 화장실의 모습을 보시라.
1. 수리 전
타일 사이의 매지에 물때와 곰팡이를 단 한번도 닦지 않고, 타일은 군데군데 부서져 있다.
변기와 수건수납장 주변에는 어마어마한 때가 보인다.
세면대도 없고, 급수 배관은 벽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
촌스러운 바닥 타일 무늬와 의미를 알 수 없는 걸레받이 타일...
더 말하기 곤혹스러울 정도로 끔찍하다.
2. 타일 시공
일단 타일을 붙이기로 했는데, 철거는 하지 않고 본드 덧붙이기 공법으로 시공하기로 했다.
보통은 비용 줄이는 목적으로 하는건데, 몇 번 정도만 하면 화장실의 실질적 면적이 어마어마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타일을 철거하면 어마어마한 폐기물 처리비용과 방수 시공 비용이 기다리고 있다.
타일 시공자가 우리 현장에 왔을 때 말한 의견은 타일 상태가 좋지 않아 방수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물론 육안상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았지만, 옆방이나 아랫집 천자에서 누수가 보고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나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방수를 하기로 했다.
사실 방수를 하게 된 계기는, 우리집 창고에 아스팔트계 도막 방수제인 고뫄스(3년 보관한)가 있다는 것이었고
이것을 본래 싱크대가 있던 벽면에 방수 목적으로 내가 시공했기 때문에 이것을 타일 시공자가 발견하고는 화장실도 보강해주길 요청했기 때문이다.
화잘실 방수 시공 전에는 가급적 물기를 바싹 말려야 한다.
샤오미 라디에이터를 가동해서 물기를 말려주었다.
물기가 적당히 말랐음을 확인한 후에 방수가 취약한 모서리 위주로 고뫄스를 도포하였다.
고뫄스는 일반적으로 2회 도포가 기준이고, 보호몰탈이 필요하다.
형성된 도막이 찢어지면 방수 성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틈새로 가득 밀어넣었다.
다음날 다시 타일 시공자 분이 오셔서 시공을 해주셨다.
본드는 세라픽스를 이용했다.
조금 손재주가 좋으신 분은 장비를 구비하여 직접 시공도 가능한 것이 바로 이 타일 본드 시공이다.
그러나 수직수평 맞추기나, 타일 재단은 상당히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특히 바닥타일은 물매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좀 더 높다.
하는 김에 남은 바닥 타일로 현관 바닥도 같이 시공을 했다.
매지는 회색으로 하라고 했는데, 암만 봐도 검정 매지 같다.
타일 시공이 완료된 깔끔한 화장실 상태
3. 세면대 시공하기
세면대를 굳이 설치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세면대를 달기로 했다.
화장실 사이즈가 150cm x 120cm인데, 세면대 사이즈가 일반적으로 52cm x 44cm 정도라서 화장실이 가득차는 경향이 있다.
나라면 그 자리에 해바라기 샤워기를 설치할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
고민을 좀 하다가 대림바스 제품으로 결정했다.
좀 더 작은 사이즈로 하려다가, 제대로 된 사이즈로 했다.
혹여 화장실이 좁다고하면 어떡하지?
금방 택배가 왔는데, 기사님이 무겁다고 같이 좀 들어달라고 연락이 왔다.
실제로 혼자 들기에는 무리였다.
기존 급수 배관 설치 위치가 애매~해서 세면대 도기와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되었다.
그래서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어쨌건 벽에 설치할 위치를 잡기 위해서 세면대 도기의 뒷면 치수를 재기로 했다.
잘 안 보이겠지만, 아치형으로 생긴것이 세면대 뒷면의 모습인데, 아래쪽 넓은 폭이 290mm, 위쪽이 250mm
열린곳부터 상판까지 높이가 155mm, 전체 높이가 780mm,
뭐 대충 그렇다는건데, 중요한 것은 2개의 앙카를 박을 위치와 급수 배관이 위치할 장소를 예상하여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세면대 상판의 높이가 중요한 팩터인데, 800mm 정도가 평균치이고 이번에는 850mm 정도로 높게 해줄 생각이다.
세면대를 굳이 낮게 할 필요는 없으니, 아이가 없는 집이라면 잘 생각해보고 설치하시기를...
화장실 타일 작업을 할 때 꿀팁인데, 투명테이프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테이프 위로 매직펜으로 위치를 표시하고, 드릴 작업을 할 때도 드릴 끝이 미끄러지지 않아서 작업하기 좋다.
여튼, 보다시피 78cm 위치에 레이저를 띄워놓은 이유는 저 위치가 앙카볼트를 설치할 높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80cm~90cm 사이 높이로 설치하기 위해서 높이를 표시해놨다.
세면대에 앙카를 걸 수 있는 구멍(홀)이 좌우로 14cm~20cm 정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대략적인 평균치인 18cm 정도 폭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앙카를 건 이후에도 좌우 유격이 조금 있기 때문에 위치를 보정할 수 있다는 점 알고 있으면 좋다.
위치를 잡을 때 대충 급수 배관과 중심점을 맞추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의외로 이 앙카볼트 2개가 무거운 세면대를 지지해준다.
앙카볼트와 칼브럭이 상당히 두껍기 때문에 12mm 두께의 콘크리트용 드릴 비트(일본식 표현인지 기리라고도 부른다...)를 구매했다.
내가 가진 드릴이 12mm 비트를 겨우겨우 커버했다.
다행히 벽면에 대부분이 기존 타일이라서 뚫는데 힘은 들지 않았다.
다만, 콘크리트 부분이 적다보니 오래 잘 버텨줄지는 미지수다.
앙카볼트 설치방법은 두꺼운 나사산이 있는 방향을 벽면에 박아주고, 가운데 평평하게 가공된 부분을 몽키스패너 같은 공구로 잡고 돌려주면 된다.
그 담에 세면대 부품인 고정용 부품을 설치해야 하는데, 고무 패킹, 플라스틱 와셔, 스탠 와셔, 너트 순서로 설치하면 된다.
다음 이미지를 참고해서 작업해보자.
그러면 이렇게 세면대가 잘 버티게 설치가 된다.
이런 과정을 알고 세면대에 무리한 직하 방향 하중을 주지 않도록 주의하자.
촌스럽던 화장실이 세련되게 변한 기분이다.
이제 수전과 급수 배관을 설치해야 한다.
수전은 특별히 샤워기 겸용으로 준비했다.
이 세면대는 홀이 하나인 원홀 제품이므로, 원홀 용 수전을 준비해야 한다.
사실 넘 힘들어서 중간 과정 사진은 여기까지다.
추가로 한 작업은 대변기 설치, 바닥 배관과 대변기 사이에 플렌지라는 부품을 설치해야 한다.
이걸 안 해주는 건 좀...
변기 위치를 잘 잡는데 도움이 되고, 배관 사이의 밀폐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휴지걸이와 수건걸이를 설치하고, 천장 몰딩을 설치하고 마무리를 했다.
조금 난감한 것이 위 사진에 보다시피, 처음부터 세면대가 없었다보니 세면대용 바닥 하수 육가가 없다.
다행히 시중에 세면대 겸용 바닥 육가가 있는데, 실제로는 세탁기 하수 겸용으로 나온 제품이다.
요 제품 커버만 있으면 사용 가능할 듯 하다.
또, 세면대에는 거울을 달아줘야 한다.
적당한 사이즈(450 x 600)의 거울을 공수했다.
레이저로 수평을 맞춰본다.
머 어쨌건,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공사 전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다.
작은 화장실 리모델링에도 무지 품이 들어간다.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