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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24기 '너드남'이라는 기만적 브랜딩과 감정의 소비 시장

GrancartZoo 2025. 4.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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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24기는 그 어느 시즌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기수였다. 방송 초반, 제작진은 이 시즌에 “너드남 특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표면적으로는 연애에 서툴지만 순수하고 진정성 있는 남성들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이름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타이틀은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낙관적 포장에 불과했다.

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감정에 서툰 순정남이 아니라, 진심 앞에서 도망치고, 자극에만 반응하는 미성숙한 감정 소비자들이었다. “너드남”이라는 호명은 남성 제작자가 부여한 가장 긍정적인 낙관이자, 가장 기만적인 브랜딩이었다.

24기는 《나는 솔로》 역사상 가장 깊이 없는 대화만이 반복된 시즌이었다. 출연자들 간의 대화는 외모, 나이, 직업, 거주지 같은 피상적인 정보에 머물렀고, 어떤 가치관도, 어떤 인생 이야기도 공유되지 않았다. 심지어 단 한 순간도 ‘깊은 대화’라 부를 수 있는 장면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남성 출연자들은 누구보다 강하게 감정에 몰입하고, 선택하며, 경쟁했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선택한 것일까? 그들은 감정을 나눈 것이 아니라, 자극에 반응한 것이다. 그 선택은 진심이 아니라, 즉각적인 매력에 대한 반사작용이었다. 그들은 진심으로 다가오는 여성 출연자들을 외면했고, 감정의 깊이를 측정하기보다 누가 더 섹슈얼하고 육감적인지를 따졌다. 결국 이 시즌은 사랑을 다룬 것이 아니라, 즉흥적 감정 소비를 다룬 시즌이었다.

그 감정의 회오리 한가운데에 ‘옥순’이 있었다. 그녀는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감정 구조를 설계한 인물이자 그 설계의 중심이었다. 5:1 데이트라는 전무후무한 상황을 만든 것도 그녀였고, 남성 출연자들의 몰입을 끊임없이 유도한 것도 그녀였다. 옥순은 단순히 주목받은 것이 아니라, 감정의 토네이도 자체였다.

그녀는 대기업 브랜드 전략실 소속이라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파견 계약직이라는 점이 밝혀졌고, 그녀의 정체성 자체가 프로그램 내외적으로 논란이 되었다. ‘냉동 난자’라는 미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선택처럼 보이는 발언 역시 반복되면서 오히려 전략적으로 감정을 유도하는 수단처럼 느껴졌고,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픽업 아티스트'라는 평가까지 나오게 된다. 그녀는 여러 남성에게 여지를 주었고,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 했다.

남성 출연자들은 이 감정의 설계 속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무너졌다. 영식은 가장 격렬하게 감정의 중심으로 돌진했다가 무너진 인물이다. 그는 옥순의 “다음 데이트는 너와 가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감정적으로 폭주했고, 이후 울부짖고, 엿듣고, 광기를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옥순이 해주겠다고 했던 아침밥을 해주지 않았고, 이유를 묻자 “니가 해달라고 안 했잖아”라고 대답했다. 옥순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옥순을 사랑하고 있는 자신’에 도취된 모습이었다.

광수는 전략형 플레이어였다. 5급 공무원 수석 합격자이자 스타트업 COO. 그는 자신이 감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환상 속에 있었고, 옥순과 순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상황을 설계하려 했다. 그는 프로그램 밖의 만남을 암시했고, 반복적인 스킨십 암시로 불쾌감을 조성했다. 그러나 옥순은 이 모든 것을 꿰뚫었고, 결국 여성 출연자들 앞에서 광수의 전략을 폭로했다. 이 장면은 시즌 전체의 균형을 뒤흔들었다.

그럼에도 순자는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광수를 선택한다. 그리고 광수 역시 순자를 선택하며 유일한 최종 커플이 탄생한다. 하지만 이 커플의 성사는 감정의 회복이 아니라, 감정의 승부였다. 순자는 광수에게 설득당한 것이 아니라, 설득당한 ‘척’ 했을 뿐이다. 그녀는 옥순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에게 “나는 너보다 나은 선택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이는 사랑이 아니라 복수였고, 관계의 복원이 아니라 감정의 복수극이었다.

그 감정의 회오리 한가운데에 ‘옥순’이 있었다. 그녀는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감정 구조를 설계한 인물이자 그 설계의 중심이었다. 5:1 데이트라는 전무후무한 상황을 만든 것도 그녀였고, 남성 출연자들의 몰입을 끊임없이 유도한 것도 그녀였다. 옥순은 단순히 주목받은 것이 아니라, 감정의 토네이도 자체였다.

그녀는 대기업 브랜드 전략실 소속이라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파견 계약직이라는 점이 밝혀졌고, 그녀의 정체성 자체가 프로그램 내외적으로 논란이 되었다. ‘냉동 난자’라는 미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선택처럼 보이는 발언 역시 반복되면서 오히려 전략적으로 감정을 유도하는 수단처럼 느껴졌고,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픽업 아티스트'라는 평가까지 나오게 된다. 그녀는 여러 남성에게 여지를 주었고,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 했다.

남성 출연자들은 이 감정의 설계 속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무너졌다. 영식은 가장 격렬하게 감정의 중심으로 돌진했다가 무너진 인물이다. 그는 옥순의 “다음 데이트는 너와 가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감정적으로 폭주했고, 이후 울부짖고, 엿듣고, 광기를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옥순이 해주겠다고 했던 아침밥을 해주지 않았고, 이유를 묻자 “니가 해달라고 안 했잖아”라고 대답했다. 옥순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옥순을 사랑하고 있는 자신’에 도취된 모습이었다.

광수는 전략형 플레이어였다. 5급 공무원 수석 합격자이자 스타트업 COO. 그는 자신이 감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환상 속에 있었고, 옥순과 순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상황을 설계하려 했다. 그는 프로그램 밖의 만남을 암시했고, 반복적인 스킨십 암시로 불쾌감을 조성했다. 그러나 옥순은 이 모든 것을 꿰뚫었고, 결국 여성 출연자들 앞에서 광수의 전략을 폭로했다. 이 장면은 시즌 전체의 균형을 뒤흔들었다.

그럼에도 순자는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 광수를 선택한다. 그리고 광수 역시 순자를 선택하며 유일한 최종 커플이 탄생한다. 하지만 이 커플의 성사는 감정의 회복이 아니라, 감정의 승부였다. 순자는 광수에게 설득당한 것이 아니라, 설득당한 ‘척’ 했을 뿐이다. 그녀는 옥순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에게 “나는 너보다 나은 선택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이는 사랑이 아니라 복수였고, 관계의 복원이 아니라 감정의 복수극이었다.

다른 남성 출연자들은 서서히 소외된다. 상철은 처음엔 내면이 단단한 여성을 찾는다고 말했지만, 결국 육감적인 옥순에게 매료되며 철학을 잃었다. 영철은 끝까지 휘말리지 않고 무던하게 중심을 지켰다. 옥순이 영철에게 적극적으로 플러팅을 했지만, 그는 5:1 데이트에서 환멸을 느끼고 손절했다. 이후 옥순은 끝까지 다시 붙잡으려 했지만, 영철은 단호히 거절했다.

영호는 젠틀했지만 단호하지 못했다. 영자와의 대화에서는 상대의 비웃음에 무력했고, 유일하게 자신의 연봉을 영자에게만 공개하며 조용한 항거를 시도했다. “나는 네가 함부로 판단할 사람이 아니야.” 이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았고, 결국 외면당했다.

영수는 더욱 단순했다. 그는 옥순에게 감탄만 반복했고, 그 감탄은 외모 중심이었다. 그는 매력을 잃었고, 대화의 주도권도 얻지 못했으며, 결국 존재감 자체를 잃었다.

진심을 보여준 여성 출연자들은 철저히 소외되었다. 정숙은 끝까지 중심을 지켰지만, 조용히 사라졌고, 현숙은 약사라는 직업과 슈퍼데이트권이 있었음에도 데이트 장면조차 방송되지 않았다. 영숙 또한 전혀 편집되지 않았고, 순자만이 전략을 선택해 살아남았다.

영자는 ‘오감 놀이 업체 대표’라 소개했지만, 실상은 프리랜서에 가까웠고, 영호에게 끊임없이 무시를 반복하다가, 다른 남성과의 관계 형성이 실패하자 표를 던지는 전략적 전환을 보여줬다. 그녀는 진정성이 결여된 감정의 소비자였고, 관계를 이용하려는 태도는 끝까지 일관되었다.

순자는 자신을 비건이라 소개했지만, 우유, 생선, 가죽 가방을 사용하는 모습이 공개되며 ‘패션 비건’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영철과의 대화에서 “내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고 네 손에 피를 묻혀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지”라는 도덕적 공세는 강한 반감을 불러왔고, 이후 ‘역린을 건드렸다’는 해명은 자기방어에 불과했다.

이 시즌은 사랑이 없었다. 있었다면 철저히 외면당했거나, 편집되었다. 대신 감정은 자극으로 소비되었고, 감정 표현은 전략으로만 기능했다. ‘너드남’이라는 타이틀은 처음부터 거짓이었다. 그들은 연애에 서툰 남성들이 아니라, 감정에 둔감한 채, 육체적 매력에만 끌린 본능적인 존재들이었다. 그들을 너드남이라 부른 것은 프로그램이 만든 가장 기만적인 브랜드였다.

진심은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그 진심은 표현되지 않았고, 선택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기억되지 않았다.그게 바로 《나는 솔로》 24기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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