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파이 DDC 맛집 Douk Audio U2 Pro(Ver.2)를 철저히 파헤쳐 보자!
0. 들어가며
최근 Wiim Pro 2대를 정리하고 품질 좋은 네트워크 스트리머를 찾아보는 중이었다.
그런데 가격이 비싼 스트리머 대부분이 DAC 기능의 비중이 많은 것을 보고, 독립된 DAC를 사용하는 필자로서 중복 투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꺼려졌다.
그렇다면 원점으로 돌아와서 네트워크 스트리머의 품질은 어디에서 좌우될까?
충실한 전원부, 고품질 클럭, OS, 스트리밍 앱 환경 정도일 텐데 막상 일부 제품 스펙을 보면 과도하게 DAC 성능을 강조하거나, 전원부가 SMPS 어댑터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것들은 필자가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와중 책상 위에 있는 Douk Audio U2 Pro에 눈이 갔다.
고품질 클럭이 내장된 DDC라면 뭔가 해답을 주지 않을까?


1. Douk Audio U2 Pro DDC
Douk Audio U2 Pro는 USB-C 입력만 받고, Coaxial/ Optical/ IIS 총 3종의 디지털 출력만 있는 DDC이다.
일반적으로 USB-C 타입은 PC나 모바일 기기에서 지원하는 입출력 포맷인데
DAC에도 USB 입력은 있지만, PC의 USB는 노이즈 요소가 많아서 DDC의 노이즈&Jitter 억제력이 경우에 따라서 효과가 아주 좋을 수 있다.
게다가 자체 클럭을 내장하고 있어서 클럭 품질도 업그레이드가 된다.
2. U2 Pro 해부하기

내부에서 눈여겨볼 것은 초록색으로 마킹한 것이 쥐콩만한 기본 장착된 24 MHz 오실레이터인데
주변에 빨간색으로 마킹한 널찍한 공간이 클럭 개조를 고려해 미리 확보해 둔 공간으로
DIP-14 타입 액티브 오실레이터를 설치하기 위한 것으로 Douk Audio에서도
"업그레이드를 위해" 남겨두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사실 이런 요소들도 출시가를 낮추기 위한 차이파이의 원가 절감 바이럴이긴 하다)

24.000 MHz ± 20ppm 5032 Active Oscillator : 이것이 기본 장착된 5032 오실레이터이고,
클럭 업그레이드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오실레이터의 규격은 2가지인데 다음과 같다.
- 24.000 MHz DIP-14 Active Oscillator
- 24.000 MHz 5032 SMD Active Oscillator
24.000 MHz는 오디오용 클럭이 아니라 USB 신호용 클럭이고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TCXO가 들어간다.
TCXO는 Temperature Compensation Crystal Oscillator 라 하여 수정(Crystal) 발진기(Oscillator) 온도(Temperature) 보정(Compensation) 장치를 부르는 말이다.
즉, 온도가 변하더라도 특정 주파수(ex:24 MHz)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데, 우리가 흔히 클럭(시계, Clock)이라 부르는 이 장치의 품질이 좋을수록 더 정확한 시간 축 위에 음악이 나열되기 때문에 더욱 자연스러운 소리가 재생될 수 있고, Jitter 같은 노이즈 요소들도 최대한 억제된다.
다시 U2 Pro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U2 Pro에 저런 자리를 마련해 놓은 이유가 DIP-14 규격의 캔 타입 오실레이터를 장착하라는 건데,
DIP-14 규격은 20.4mm x 12.8mm 사이즈의 캔 안에 크리스탈, 오실레이터, 온도 센서, 보상 네트워크, 전압제어 회로가 함께 들어 있고 마지막에 캔을 씌워 EMI 차폐까지 했기 때문에 SMD 타입의 단일 오실레이터에 비해서 성능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내부에 들어있는 TCXO의 성능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 최고의 DIP-14 TCXO를 가져다가 달아주면 될 텐데 무엇이 문제일까?
TCXO는 아이엠테크(국내기업), Abracon, Epson, SiTime, SJT 등의 제조회사에서 제작하고 있는데, 메이저 제조사는 DIP-14 TCXO는 B2C 판매를 하지 않는다.
결론은 DIP-14 TCXO는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없다.
그나마 구할 수 있는 것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한 중국의 검증되지 않은 DIP-14 TCXO인데,
가장 신뢰를 요구하는 클럭을 믿을 수 없는 중국 제품을 쓴다는 것은 고기를 잇몸으로 씹으려는 것과 같은 일이다.
주요 부품(특히 TCXO) 제조사도 알려져 있지 않고, 스펙조차 없는데 스펙이 있다고 한들 그 숫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당당하게 제품명으로 ± 0.1ppm을 써놓은 것을 보면 웃음만 나온달까...)
그러니 Douk에서 U2 Pro를 판매/홍보하면서 DIP-14 TCXO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둔 것은 의미가 없고, 필자가 생각하기에 메이저 제조사의 5030 TCXO를 납땜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일 듯하다.
게다가 우리가 많이 쓰는 고급 클럭 장비들은 오디오용 클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24 MHz는 그저 USB 신호를 위한 클럭일 뿐이라서 우리가 원하는 소위 '펨토 클럭' 같은 Hi-Fi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할만하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U2 Pro는 2nd Edition이고,
첫 번째로 출시되었던 U2 Pro는 총 3개의 오실레이터가 장착되어 있고,
그중 하나는 24 MHz 클럭, 나머지 2개는 오디오용 클럭인 24.576 MHz, 22.5792 MHz 인 데다
외부 5V 전원 공급도 지원하기 때문에 오히려 Ver.1을 쓰는 것이 더 하이파이적인 선택지라는 것이다.


위 이미지는 어느 유저가 개조한 Ver.1 U2 Pro로 보다시피 오디오 신호용 클럭을 Crystek CCHD 클럭으로 개조하였다.
즉, 다시 말하면 U2 Pro Ver.2는 단순 USB 신호를 정렬하는 기능에 그치고, Ver.1은 오디오 신호와 USB 버스파워까지 걸러주는 제대로 된 설계였다.
어째서 Douk Audio는 Ver.1을 폐기하고 Ver.2로 바꾼 걸까...
3. 기본 성능 테스트
필자는 현재 랩탑/데스크탑을 쓰고 있고,
- Fosi ZD3
- Topping D90III Discrete
위 2가지 DAC를 운용하고 있다.
문제는 D90III까지 거리가 약 3M에 달한다는 것이고, 3M 이상의 USB 케이블은 여러 가지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필자가 사용하는 랩탑은 성능이 부족해서 음악 감상하는 상황에서 자꾸만 랙이나 딜레이 같은 것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경우 U2 Pro를 쓰는 것은 꽤나 의미가 있다.
랩탑 - USB 3M > U2 Pro - Coaxial > D90III Discrete
이런 경로를 탔을 때 USB 신호 스트림이 역류를 일으키는 현상은 100% 제거되었다.
그러나 외부 전원공급 없이 USB 버스파워를 쓰기 때문에 음질이 매우 저하되어 음상이 흐려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랩탑 - USB 1M > Topping HS02 - USB 3M > U2 Pro - Coaxial > D90III Discrete
그래서 중간에 HS02를 넣자 USB 신호가 확 살아났다.
가장 음질이 좋은 것은 역시 D90III Discrete USB 직결이었지만(그만큼 D90III의 성능이 좋다)
필자처럼 안정적인 USB 신호 출력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HS02, U2 Pro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었다.
여기서 케이블을 IIS 케이블(30CM HDMI 케이블)로 바꿔주면 약간의 음질 개선 효과가 있을 듯하다.
4. 오실레이터 업그레이드
현시점에서 필자가 구할 수 있었던 최고의 TCXO는 Abracon의 ASTX-H11 24.000 MHz이다.

신호 규격 HCMOS(구형파), 주파수 안정성 ± 2.5ppm, 사이즈 3.2mm x 2.5mm x 1.1mm, 동작전압 3.3V, 가격 약 8천 원...
이 조그만 오실레이터를 납땜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앞서 언급한 오실레이터 규격 5032 혹은 5030 은 5mm x 3.2mm / 5mm x 3mm 라는 사이즈 규격에 대한 수치인 것을 알게 되었다.
5mm x 3.2mm 규격의 오실레이터를 구했어야 했는데... 3.2mm x 2.5mm 를 구하는 바람에 사이즈 호환이 안 되어서 사용할 수가 없다.
결국 일반 소비자는 Dip-14이든 5032이든 규격에 맞는 오실레이터를 구하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인 셈이라 Douk Audio가 말하는 유저에 의한 클럭 개조가 그냥 말 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지적이다.
클럭 개조를 하지 않는다면 U2 Pro는 여전히 그저그런 클럭을 장착한 평범한 DDC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저그런 클럭을 장착한 평범한 DDC가 뭐가 나쁘냐고 질문을 한다면, DAC에 내장된 클럭 성능이 더 좋으며, 중간에 DDC를 추가함으로써 신호 경로가 더 길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DDC는 음질 열화의 역할을 한다고 결론이 날 수 있다.
0. 나가며
보다시피 U2 Pro는 설계 기획 단계부터 한계가 명확했던 DDC다.
(24 MHz의 USB 신호만 개선, 외장 전원 없이 USB 버스파워 이용, 허울뿐인 오실레이터 업그레이드)
가끔 하이파이 유튜브를 보고 있노라면, 근거도 없이 최고의 장비라는 둥 200만 원 앰프와 맞먹는다는 둥 호들갑을 떠는 영상들을 접하게 되는데
먹고살기 위해 광고를 하는 처지를 이해 못 하지는 않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 코 묻은 돈 뺏드는 것 같아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많다.
그러니 누가 좋다고 떠든다고 덥석 물지 말고, U2 Pro 같은 장비가 본인에게 정말로 필요한지 판단해 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