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2 3일차] - 체리필터, Adoy, Phum Viphurit - Video by 샤오미 12S 울트라
0. Prologue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처음으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당초에 3일권을 모두 예매해서 매일을 출근할 계획이었지만, 멍청한(?) 주최측 문제인지, 멍청한(?) 티켓 되팔이들 문제인지, 한정된 티켓 판매로 인해 정가를 주더라도 티켓을 구할 수 없는 형국이 되었다.
게다가 나에게도 개인적이지만 대외적인 문제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일째에 해당하는 토요일날 일정이 생겨서 페스티벌 관람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결국 이러저러한 고민 끝에 일요일만 관람하는 것으로 방향을 굳혔다.
사실 총 3일간 진행하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같은 경우 꼭 3일 모두 참석해야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타임 테이블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타임 테이블을 보며 내가 보고 싶은 뮤지션들을 찜꽁하는데, 코로나의 여파 때문인지 올해 펜타포트는 홍대 락 페스티벌인가 싶을 정도로 약간 실망스럽다.
굳이 내가 보고 싶은 밴드를 꼽으라면 새소년, 체리필터, ADOY, Phum Viphurit 이 정도 뿐이고, 굳이 조금 더 넣으라면 바밍타이거 정도일까...
백예린은 나름 좋아하는데, The Volunteers가 백예린 밴드인지 몰랐네 ㅠ
나름 헤드라이너라고 뽑은 Nell이나, Vampire Weekend, 자우림은 정말로 관심이 없는 밴드들이다.
Nell은 예전 펜타포트 때 보았었는데다 어릴때부터 싫어하는(?) 밴드였고, 자우림은 오래전부터 단독공연에도 가곤 했으나 현재는 좋아하지 않는...
그리고 Vampire Weekend는 음악 스타일이 너무 소소해서 나랑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내년부터는 좀 대형 밴드들이 참여해주기를 소망해본다.
1. 티케팅 및 무대 주변
2018년 이후로 약 4년 만인가...
공연장 주변은 이미 주차 대란으로 난리통이다.
눈치껏 잘 주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올해는 갑작스런 폭우로 메인 주차장이 망가졌다고 한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에는 티켓 되팔이에게 사지 않고, 막판에 다시 열린 정가 티켓을 티켓 링크를 통해 구매했다.
아쉽게도 1일권씩만 팔아서 일요일만 구매한 것이다.
티켓 교환은 부스에서 금새 가능하다.
보라색은 입장 티켓이고, 자주색은 성인 인증이다.
맥주라도 한모금 마시고 싶으면 꼭 달라고 하자.
공연장 배치는 매년 같은 듯 하다.
입구 쪽 공터에 푸드코트 형식으로 배치해놓았고, 길 건너편에는 작은 무대가 있다.
배고플 때 여기서 식사를 하면 된다.
화장실도 근처에 있다.
올해에는 캠핑도 부활한 듯 하다.
촬영 포인트
인스타용 사진 찍기
하늘을 보면 날씨가 약간 흐린 것이 신의 한수인 듯 하다.
메인 무대 먼곳에는 이렇게 텐트들과 돗자리 행렬이 가득하다.
약간 릴렉스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분들은 여기서 식음료를 즐기며 배경음악처럼 무대를 즐기는 것이다.
12시~1시 쯤부터 공연이 시작이다만 아직은 관객들이 모여드는 시간이다.
첫번째 뮤지션은 웨이브투어스 이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마지막 무대인사를 하고 있었다.
2. 체리필터 Cherry Filter
체리필터는 이번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처음 참석하였다.
97년 결성된 25년차 밴드치고는 꽤 늦은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체리필터 1집 Head Up 만 좋아해서 진성 팬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체리필터 활동이 끝나기 전에 한번은 라이브 무대를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보기로 했다.
찐팬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단점이었다.(오리날다, 낭만고양이 제외)
1집 곡을 해주기를 내심 기대했으나, 이제 그들에게는 기억도 안 나는 듯 했다.
체리필터를 이제서야 초대한 것도 센스 없다 싶지만, 낮 2시에 배치한 것도 정말 경우에 없다 싶다.
같은 97년 결성된 자우림을 밤 10시에 배치해놓고선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조유진의 보컬이 밴드 보컬로서 롱런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는 창법인데다, 본인 역시 프로 뮤지션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빡세게 관리하는 김윤아와는 거리가 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것을 한눈에 보아도 알 것 같았다.
모름지기 락(메탈) 밴드 보컬로서 오랜 시간 살아남으려면 메탈리카 형님들처럼 근육질 우락부락한 것이 필수인 듯 하다
또 아쉬운 점이 있는데, Head Up 같은 좋은 음반을 내놓아본들 한국에서는 씨알도 먹히지 않고, 낭만 고양이 같은 곡을 발표하지 않았다면 2집을 내보지도 못 하고 시장에서 사라졌을 운명이었을테니...
이해는 한다만, 밴드의 실력에 비해 그에 걸맞는 뛰어난 곡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체리필터의 전성기였을 2000년대 초반에 라이브 무대를 못 본 것이 못내 아쉽다.
3. ADOY
아도이는 잘 아는 밴드가 아니다.
가끔 주위에서 아도이가 좋다는 얘길 가끔 들었을 뿐이고, Grace라는 곡을 통해서 아주 띄엄띄엄 아는 정도랄까...
아 그리고 위의 일본만화 특유의 이미지로 익숙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비쥬얼적인 능력도 갖춘 밴드가 흔치 않은데, 아도이가 그런 밴드인 것 같다.
공연이 계속되는 동안 뒤로 계속해서 영상이 바뀌었는데, 직접 제작을 했던, 디렉팅만 했던 굉장히 센스 있다고 느꼈다.
또 일본 만화 스타일로 대중에게 각인시킨 전략도 매우 훌륭하다고 여긴다.
물론 이것과 음악적인 성과는 보통 별개로 평가한다.
Grace라는 음악은 나도 요즘 즐겨듣고 있는데, 라이브 무대에서 느낀 것은 사운드가 굉장히 뭉개지고 있다고 느꼈다.
인디 뮤지션들 중에서 가끔 느끼는 것인데, 무대 세팅의 문제 같지는 않고, 지향하는 음악 스타일이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기타, 베이스, 신디사이저, 드럼, 보컬로 이루어진... 5개의 소리가 선명하게 관객에게 전달되어야 하는데 소리가 한데 모여 뭉개져버려서 무슨 소릴 듣고 있는지 쉬이 알기 어려운...
4. Phum Viphurit
사실 이번 펜타포트에 온 목적이라고 여겨도 틀린 말이 아닐 것 같다.
몇 년전부터 조금씩 눈에 띄더니, 여기 저기서 좋다고 언급이 들려온 원맨 밴드 Phum Viphurit.
이것은 그의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대충 읽으면 품 비푸릿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태국 방콕 출생인 그는 어린 시절 뉴질랜드에서 자라며 그의 음악 스타일을 형성시킨 것 같다.
그의 음악 스타일이 최근의 트렌드라면 트렌드랄까.
굉장히 어깨에 힘을 빼고 나긋나긋하고 늘어지는 듯 한 느낌이다.
따뜻한 나라 특유의 늘어지는 여유로움과 서양 음악인 락적인 정서가 적당히 섞인 느낌이다.
뒤의 스크린에 툭툭을 타고 달리는 여유로운 표정의 캐릭터들이 이런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중간에 멘트에서 설명한 듯 한데, 사정이 생겨 2명이 무대에 못 선 듯 하다.
키보디스트(신디인가?)와 드러머만 참석했다.
그래서 원곡에 비해서 사운드가 살짝 비는 느낌이 있다.
중간에 참석한 여성 보컬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는...
(아는 분들은 정보를 좀 주세요)
태국인 같지 않은 훤칠한 키에 늘씬한 스타일은 그가 왜 인기가 있는지를 증명하는 듯 했다.
여튼, Anxiety, Lover Boy, Long Gone 등 아직은 많지 않은 그의 히트곡들을 충실히 연주해주었고, 무대 세팅 시간이나, 곡과 곡 사이의 시간도 비우지 않고 연주를 들려주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 엔딩으로는 드럼 솔로를 들려주었는데, 그의 끼와 서비스에 사랑스러움까지 느껴졌다.
5. 푸드코트
푸드코트에는 이런 저런 맛난 음식들이 꽤 있다.
가격이 뭐 엄청나게 비싼 것 같지는 않고, 적당한 가격대인 듯 하다.
Phum Viphurit 공연을 마친 직후가 6시 쯤이었으니, 2시부터 4시간 정도 공연을 본 것인데
이번 공연 정말 대책없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보조 배터리나 그 흔한 마실 물조차 챙기지 않았으니...
사실 이런 상태로는 오래 관람하기도 무리가 있다.
그래서 나도 공연장을 빠져나와 식사를 했다.
치즈 스파게티와 베이컨 볶음, 적당히 맛있다.
눈치를 봐서 우대갈비도 도전했다.
나름 저렴한 가격에 맛도 있었으나, 속까지 골고루 익지 않은 탓에 제대로 익은 겉부분 고기만 먹고 나머지는 버려야 했다.
아마 6시 이후 공연할 뮤지션들이 내 최애 밴드였다면 아마 이렇게 식사를 못 했을 거다.
다음 공연이 백예린의 The Volunteers 였으나 당시에 The Volunteers 정체를 모르기도 했고, 맥주 3잔에 맛탱이가 확 가버렸다.
게다가 그 이후 공연인 이디오테잎이나 자우림은 볼지 말지 고민이 많이 된 밴드라서...
이 때 이미 상당히 지쳐버린 바람에 식사를 마치고 나는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여담이지만 다음날도 뻗어버렸다. 예전같지 않어...ㅠ
0. Epilogue
첫번째 실망스러운 지점은, 나 같은 경우 무대에서 4번째 줄 정도 지점에서 관람을 했고, 이 지점은 관람을 하기에도 촬영을 하기에도 꽤 빡센 장소라는 것이다.
워터밤의 영향인지 물대포를 무지하게 쏘아대는 바람에 안경이 오염되어서 제대로 보기에도 힘들었다.
그래서 풀타임 레코딩 같은 것은 여건상 무리였고, 특히 잘 모르는 곡이 나올 때는 촬영할 의지가 팍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공연을 즐겨야겠단 생각이 앞서면 촬영을 하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들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촬영한 영상이 굉장히 조각조각나 있기 때문에 전체 공연 영상을 하나의 영상으로 편집하고 싶었다.
그러나 프리미어 프로에서 내보내기를 완전히 실패해버리는 바람에(그리고 CS6 버전은 촬영한 영상 버전을 아예 지원하지 않는 듯 했다) 이렇게 큰 조각 몇 개만 업로드하는 걸로 마무리를 해야하지 않나 싶다.
아마 지난번 펜타포트 때는 캐논 G1 X Mark3를 들고 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당차게 샤오미 12S 울트라를 챙겼기 때문에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특징이 1) 충분하지 않은 줌 성능 2) 손떨림 방지 기능의 허접함 3) 먹먹한 사운드 녹음 퀄리티 이 정도일 듯 하다.
이번 샤오미 12S 울트라 촬영 때도 상당히 애도 많이 먹고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은 촬영이었는데, 특히 꼽을만한 문제점은
1) 8월 한낮 기온에서 4K 이상의 옵션으로 5분 이상 촬영하기 어렵다는 점(발열 문제)
2) 저음 마스킹 현상으로 사운드 녹음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점(녹음 때 마스킹이 생기는 건 처음 경험해본다)
3) 촬영 옵션(해상도, 재생빈도 등)이 너무 많아서 촬영 시에 혼란스럽다는 점
그에 반해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1) 훌륭한 방수 성능의 바디 신뢰감(물을 엄청 뿌려댔으나 폰이 망가질까 걱정되진 않았다)
2) 휴대폰치고 초광각-광각-망원까지 커버되는 줌 성능, 특히 일부 촬영된 망원 촬영분을 보면 왜 85mm가 아닌 120mm가 달렸는지 납득이 된다.
3) 훌륭한 손떨림 방지 기능
4) 너무 큰 (저음) 소리에 의해 마스킹이 발생했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마이크에 포함된 보호 기능으로 보이며 이런 기능이 없는 K30 Pro Zoom Edition 같은 경우 찢어지는 소리로 녹음되었다. 캐논 G1 X Mark3와 비교하면 훨씬 선명하게 녹음되었다.
가끔 보면, 망원 렌즈 테스트한다고 몇 키로미터 밖에 있는 피사체(사람 등)를 촬영한다던지 하는 경우를 보는데, 그러라고 있는 렌즈가 아니다.
이번에 촬영된 사진들을 보면 10m~30m 내외의 거리에 있는 피사체 촬영에 상당히 적합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이크 수음 같은 경우 제대로 된 마이크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25그람의 핸드폰 하나로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