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속초에 다녀왔습니다.
속초를 간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바우지움을 이 눈으로 보고 싶어서였죠. 국내에는 이렇다 할 건축물이 적은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탓도 크겠지요. 

어찌되었든, 아르키움의 김인철 건축가의 근작인 바우지움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콕 집어 속초를 다녀왔습니다.

일정 도중에 기억나는 건, 밤 11시 즈음에 한계령을 혼자서 넘었다는 것과 그 한계령이 어마무시한 꼬불꼬불 업힐 다운힐이었다는거죠. 이니셜 D가 생각나는 부분이었습니다. 짐칸에 두부라도 싣고 달려야 할까요. 다운힐 하는 동안에는 몇번이나 컨트롤을 놓칠 뻔 해서, 까딱 잘못하면 이 글도 못 쓸 뻔 했습니다.
반대로 서울로 올 때는 미시령을 지나왔는데, 터널 하나를 지났을 뿐 고개라고 할 만한 것을 만나지 못 했네요. 한계령은 재미로 달려볼만한 길인 것 같았습니다. 북악스카이웨이 길목에 항상 계시는 수많은 드라이버 분들이 한계령에는 왜 안 계신걸까 했네요.

Chapter2.

시작은 이랬습니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5월 초는 징검다리 휴일로 가득 차 있었지요. 이 많은 휴일을 어디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그 동안 미루어왔던(?) 혹은, 실행하지 못 했던 바우지움의 답사를 실행하리라고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학생 때부터 저는 여행의 테마는 항상 건축물의 답사였지요. 거의 대부분이요.
혼자 갈 것인가 고민하다가 친구 하나를 꼬셨습니다. 같이 가자. 그러나 제가 가고 싶었던 주말이 아닌 대통령 선거 당일을 친구가 고집하는 바람에 날짜는 월요일 근무를 마치고 저녁에 출발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어째 이 녀석 감기몸살을 이유로 약속을 취소해버렸습니다. 많이 아픈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숙소도 이미 다 잡혀있고, 내게 남은 시간은 하루 뿐이고....
급히 SOS를 날렸습니다. 지금 당장 갈 수 있는 사람은...사촌형이었습니다. 뭐, 숙소 비용도 들지 않고, 운전도 온전히 제가 할 여행을 마다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나...이것이 사촌형에게 악재가 되어 닥칠줄은 이때만 해도 몰랐습니다...ㅎㅎ

 


출발 시간이 늦어서인지 12시가 넘은 듯 한 때에 숙소에 도착하게 됩니다.

밤 12시의 속초는 뭐랄까...빨리 자는게 좋을 듯 하군요.


Chapter3.

 


대통령 선거 당일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사전 투표를 하고 왔으니, 오늘 저녁 투표 결과만 보면 되는 상황이었지요. 아침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속초에서 유명한 물회 집이 있다는데 청초수물회라고 한답니다. 규모도 상당하네요. 아침시간이라 북적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번호표를 뽑는다는건 평소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양이네요.

 

물회 퀄리티가 상당합니다. 다만, 물회라는 음식 자체가 제 입맛에 조금 안 맞나보네요. 아마 회덮밥을 먹어도 좋을 듯 합니다. 같이 시킨 음식은 강원도 전통 음식이라는데, 비쥬얼만 보면 짬뽕 비슷한 느낌이네요.(이래서 후기는 빨리 작성을 해야하는데, 음식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 ㅠㅠ)

Chapter4.

 


 

바우지움으로 향하려던 차에, 물회를 먹은 식당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만석 닭강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속초에 오면 먹어야 하는 음식 1순위가 이 닭강정이 아닐까요. 어차피 살거라면 지금 당장! Right Now!
사실 택배로 집에서 받아먹었던 닭강정맛은 그저 그랬습니다. 이걸 왜 사먹나 하는 그런 느낌? 현지에서 사먹는 느낌은...감동이었네요. 박스채 들고 계속 먹었습니다. ㄷㄷㄷ

Chapter5.

속초시내에서 바우지움까지 20분도 채 걸리지 않은 듯 합니다. 네비에서는 15분 나오더군요.

 

첫인상은 뭐랄까, 의아한 느낌입니다. 약간의 풀들과 콘크리트돌담과 약간의 징크 지붕을 제외하면 흔하게 사람을 자극하는, 익숙한 것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건축업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 김인철 건축가의 작품을 볼 때는 매번 실험적인 무언가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시도들을 느끼며 신선한 충격을 받곤 하는거죠. 어떻게 보면, 저는 업계의 신입인 셈이고, 이 분은 업계의 원로가 되시는데 오히려 더 신선한 시도들을 많이 하시는 듯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건축 일이라는 것 자체가 실험적인 시도를 하려면 내공이 쌓여야 된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이런 작업을 대하는 태도들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것들이 분명 발전의 원동력이 되리라고 봅니다.

 

  

오픈시간과 입장료 등의 정보를 표현해놓았습니다. 내부에 있는 카페에 가면, 바우지움에 대한 김인철 건축가의 인터뷰가 담긴 Space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인터뷰를 읽어보시면, 건물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설계나 시공의 단계에서 입장요금을 받는 것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개관 이후에 입장료를 받기 시작해서 티케팅을 할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메리카노 한 잔 제공은 정말 꿀입니다. ㅎㅎ

 

입구에는 흔히 쓸 수 있는 사인물로 미술관 이름을 표현해놓았습니다. 바우지움의 의미는 돌로 지은 집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바위지음의 방언 정도의 표현일거라 추측해볼 수 있겠네요.

 

아르키움의 작품에는 항상 낙관처럼 archium과 준공연도가 적혀 있습니다. 사연을 모르시면 무슨 뜻인지 궁금해 하실 분도 계실 듯 하네요.

 

 

입구로 들어가는 길목 바닥에 쪼개진 작은 바위가 놓여져 있습니다. 

 

벽체를 잘 보시면 최초에 타설된 콘크리트와 나중에 보수의 목적으로 덧대어진 몰탈이 같이 보입니다. 아마, 타설 때 제대로 시공이 되지 않아서 자갈이 탈락할 것 같은 곳, 혹은 이미 탈락해버린 곳에 보수의 개념으로 손질을 한듯 합니다. 이 모습을 발견했을 때는 꽤나 의아했습니다. 시행착오의 문제였을까. 새로운 시도는 항상 예측불가능한 결과를 낳기 때문에 이런 일이 충분히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가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목업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몰탈 보수 역시 바우지움의 거친 마감의 일부라는 취지의 이야기로 언급 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부의 전시공간에 특별한 점이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아주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고, 통유리를 사용하는 만큼 외부에 추가적인 레이어로 거친 마감의 콘크리트 벽이 서 있습니다. 가운데 중정을 두고 또 하나의 전시 공간이 있고, 그 앞으로는 인공적인 수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작은 디테일들을 보면서,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하는 생각 정도는 해봤습니다.

 

 

전시공간에서 바라보는 수공간이 아름답습니다. 촬영한 날, 날씨가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가 없어, 사진들이 약간 아쉽네요.
 


 

미술 작품에서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 저였지만, 김명숙 조각가의 작품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각들이 가지고 있는 선들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전시공간을 나와 카페 공간으로 진입하면 소녀상들이 맞이 합니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소소한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두번째로 볼 수 있는 전시장은 삼각형 구조 입니다. 통유리창과 중정을 이용한 구성은 상당히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중정에 쇠구슬들은 장면을 더욱더 풍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작가의 고뇌와 무수한 손길이 닿은 조각품들과 상당히 대조적인 표현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정말 돌담 위에 얹힌 지붕 외에는 더는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관람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굉장히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 여행기를 마칩니다.

 

미슐랭으로 치면 별 2개를 주고 싶네요. 근방에 가셨을 때는 들러서 구경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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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솜솜 2017.11.01 16:56 신고

    멋있어요!

사에서 이번 심포지엄을 참석할 수 있게 배려해준 점에 대해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017년 3월 10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에서 2017 국제건축문화정책심포지엄이 있엇습니다.

부재는 문화의 숨 : 건축(Air of Culture : Architecture). 아마 문화의 바탕이 되는 것이 건축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군요. 

DDP의 알림1관에서 행사가 있다고 했지만, DDP에서 어딘가를 찾아간다는 것은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일인 것 같습니다. 특별한 구분도 없고, 어디로 가야할지, 심지어 길이 어디로 뻗어있을지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건물 전체를 한바퀴 돌고, 그 후에도 동료의 안내가 없었다면 거의 못 찾을 뻔 했겠네요. 각설하고, 참가자별로 보시지요.


지속 가능한 도시와 건축을 위한 정책 - 김정후 박사

Policies for Sustainable Cities and Architecture

Dr. Jeonghoo KIM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펠로우/한양대학교 특임교수

University College London Fellow/A Special Prof. of Hanyang University


페북에서 활동을 지켜보던 김정후 박사님입니다. 개인적인 일면식은 없으나, 어느새 페북친구가 되어 있었네요. 잘 아는 분은 아니나, 이렇게 실제 강연를 들을 기회가 생겨 상당히 반갑고 또 좋습니다.








Building Ideas - 토마스 헤더윅

Thomas Heatherwick

헤더윅 스튜디오 창립자 겸 디자인 디렉터

Founder and Design Director, Heatherwick Studio


한남동 D뮤지엄에 전시로 처음 접했던 토마스 헤더윅의 강연입니다. 그의 전시에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고, 또한 감명 받았었던 차에 그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생겨 무지 기뻤습니다. 전시에서 봤던 작품들에 담겨있는 배경들, 에피소드나 디자인의 착안점 등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때가지만 해도 핸드헬드로 촬영 했습니다. 장비가 무거운 탓에 점심 시간에 햄버거를 먹는데, 손이 떨리더군요. 저는 제가 벌써 수전증이 온 줄 착각했습니다. 모노포드를 챙기러 다녀오는 바람에 권문성 교수님의 강연은 듣지 못 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건축을 위한 국가 전략 - 플뢰르 펠르랭

The French National Strategy for Architecture

Fleur Pellerin

CEO of KORELYA CAPITAL

Former French minister of culture and communication


한국인 입양아로 프랑스에서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던 분입니다. 예전에 말이 좀 있었죠. 덕분에 이번 심포지엄에 초빙되어 강연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정부관료의 입장에서 정부정책과 건축가들을 바라보는 관점과 지향하는 방향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내 환경의 열악함을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다만, 저는 노트북으로 작업한다고 정신 없었던 것 같네요...






What's NEXT? - 비니 마스

WINY MAAS

MVRDV 대표 건축가, 도시계획가, 디렉터

MVRDV, Principle Architect/Urban Planner Director


사실 상당히 기대했던 강연입니다. MVRDV가 이번에 고가도로 디자인 당선안에 관한 입장도 궁금했구요. 저같은 사람은 현재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상당히 버거운 반면, 이런 분들의 고민은 '이 다음에 올 것' 에 대한 예측인 것 같습니다. ㅎㅎ

강연 순서가 가장 마지막인 덕분에 모든 강연을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MVRDV는 엔지니어라는 느낌이 강했고,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은 아티스트 느낌이 강했습니다. 건축의 두 스타가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걸로 보였습니다. 한 분은 미대출신, 한분은 공대 출신 같은 느낌. 어찌됐든 둘 다 하고 싶다고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강연장에서는 동시통역기가 제공되었고, 동시통역사분들이 실시간으로 통역을 해주시면 라디오 수신 방식으로 음성을 듣는 기계였던 것 같습니다. 제공되는 이어폰은 귀가 무지 아프더군요. 제 이어폰 놔두고 그걸로 들었는지...엄청 아팠습니다.

촬영한다는 건 항상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오전에는 삼각대를 빼먹어서 힘들었고, 오후에는 배터리가 부족해서 또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촬영이 완벽하지 못 합니다. 양해를 부탁드리며,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p.s. 촬영팁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강연의 영역과 달리 촬영은 또다른 기술적인 영역입니다.

저는 아마츄어이고 촬영하는 일이 아주 간헐적으로 있다보니, 항상 촬영에 임하면 그때그때 학습하고 고쳐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동영상 촬영도 자동모드에 놓고 찍는 것보다는 매뉴얼 모드로 찍는 것이 확실히 중요합니다.

포인트는 1/60 의 셔터스피드로 촬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단상에 있는 모니터의 주파수 문제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셔터스피드가 너무 내려가면 영상에 잔상이 생기고, 또 움직이는 물체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겠으나 강연 같은 정적인 촬영은 1/60 정도의 속도라면 문제 없었습니다. 나머지 조리개나 iso는 적당히 설정해주면 될 듯 합니다. 아무래도 조리개는 조금 조여주는 것이 선명한 영상 촬영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조금 밝게 촬영해도 괜찮겠으나, 간혹 단상의 모니터 영상은 하얗게 노출오버 되고 강연자만 밝게 나오면 좋지 않으니 이 점만 주의하면 될 듯 합니다. 제가 촬영한 영상을 리뷰한 결과, 이러한 설정값은 촬영 전에 미리 결정해놓고 촬영에 임하면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설정을 바꿀 때마다 상당히 큰 소음이 영상에 녹음되므로 영상의 질이 저하됩니다. 심각하게 저하되네요. 저로선 창피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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