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Zootopia
여자가 사랑에 빠질 때, The shape of water(2017) 본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바라보는 것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바라보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은 멕시코 출신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냉전 상태의 60년대 미국인데, 이 영화가 가진 독특한 색감은 장 피에르 죄네 감독의 프랑스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가 떠오르게 했다.
- 시놉시스
주인공 일라이자는 벙어리이며, 미군의 연구소에서 청소일을 하는 직원이다.
계란을 삶고, 알람을 맞추고, 목욕을 하며 자위를 하고,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 규칙적인 삶이 익숙해보인다.
어느날 연구소에는 한 생물이 반입되고, 일라이자는 그것과 우연히 대면하게 된다.
그것의 정체는 비늘과 아가미, 지느러미가 달린 사람의 형태를 한 괴물같았다.
일라이자는 호기심에 실험체에 접근하여
삶은 계란을 건네주거나 음악을 들려주며 실험체와 교감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아무런 편견없이 바라봐주는 인격체를 만났다고 느낀 일라이자는 실험체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연구소 보안 책임자인 스트릭랜드는 실험체를 해부할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이 계획을 알게 된 일라이자는 실험체를 탈출시킬 계획를 짜고, (서로 목적이 일치했던) 러시아의 스파이였던 호스프테들러 박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다.
일라이자의 작은 욕조에서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스트릭랜드의 수사망이 점차로 좁혀오며, 동시에 실험체의 건강도 나빠지고 있었기에 일라이자는 그를 비가 오는 날 바다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웠다.
항구에서 일라이자 일행의 꼬리를 잡은 스트릭랜드는 실험체와 일라이자에게 총을 쏘아 사살한다.
그러나 신비한 치유 능력을 가진 실험체는 재생 능력으로 회생하게 되고, 스트릭랜드를 살해한다.
그리고 일라이자를 회생시키고, 목에 아가미가 돋아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일부 사이드 스토리는 설명을 제한했다.
- 러시아 스파이 호프스테들러 박사(드미트리)
- 일라이자의 하으스메이트 자일스
- 일라이자의 오피스메이트 젤다
- 스트릭랜드의 와이프와 자식들
- 청록색과 빨간색
영화는 온통 청록색 빛깔이다.
일라이자의 모든 공간을 녹색이 채우고 있다.
녹색 가운, 녹색 소파, 녹색 수건, 녹색 머리띠, 녹색 버스,녹색 유니폼
마치 물 속에 빛이 퍼질 때 보일 것 같은 녹색 말이다.
초록색(청록색)은 많은 것을 상징한다.
편안함, 외로움,
스트릭랜드는 청록색 캐딜락을 뽑는데, 이쯤되면 녹색이 무슨 상징인지 잘 짐작이 되지 않는다.
빨간색은 사랑을 상징한다.
빨간 의자로 채워진 극장
일라이자는 상점의 빨간 구두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녀와 빨간 구두 사이에는 투명한 유리로 가로막혀 있다.
그녀에겐 가족도 연인도 없다.
사랑하는 실험체를 탈취한 후 스트릭랜드에게 거짓말을 할 때 그녀는 빨간색 머리띠를 하고 있다.
빨간 피를 머금은 실험체는 극장으로 들어갔고
일라이자는 그를 찾아 빨강 문을 열고 붉은 색상으로 채워진 극장 안에서 그와 조우한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탓에 실험체의 입은 립스틱을 바른 것처런 붉다.
실험체와 사랑을 나눈 이후에는 빨간색 구두를 신고 빨간 드레스를 입고 출근한다.
비오는 거리는 온통 붉게 반짝인다.
- 두 남자와 한 여자
감독은 일라이자에게 처음부터 관능미를 부여하고자 했다.
아침 출근하기 전부터 욕실에서 자위를 하는 모습을 묘사하거나,
동료인 젤다가 대놓고 관능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두 남자가 일라이자에게 빠지는데, 실험체와 시설 책임자인 스트릭랜드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같은 날 연구소로 오게 된 것이다.
벙어리인 일라이자를 편견없이 바라본 것은 실험체 뿐만은 아니었다.
새로 부임한 스트릭랜드도 그녀를 편견없이 그녀를 갖고 싶어했다.
스트릭랜드는 아내와 잠자리를 가지는 동안 그녀가 말을 하지 못 하게하며 일라이자를 상상한다.
다만, 그것은 사랑이라 부를만한 것은 아니었던 듯 하다.
- 영상물들
일라이자는 종종 흑백 텔레비전을 본다.
집 아래에는 고전 영화 극장이 있다.
때때로 극장에 걸린 영화들은 의미들을 담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비자발적으로 은퇴한, 연로한, 이웃 남자 조력자 캐릭터는 2001년 영화 아멜리에에도 등장한다.
아멜리에는 장 피에르 죄네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칠까 한다.
컬러로 영화를 보는 방식은 부기영화에서 배웠다.
그러나 나로서는 아직 초록색-청록색에 담긴 의미를 명료하게 구분해내는 것은 어려웠다.
https://archive.ph/DQkZm
부기영화 The shape of water 편을 링크하며 영화 리뷰를 마친다.
역시 프로 영화 리뷰어는 급이 다르구만.
이 영화는 구성이 치밀하고 상징이 명료한 탓에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부기영화 리뷰를 보면 '그런 의미였어?' 싶은 부분들이 많다.
우리는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었을까.
의외로 많은 것들이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남기며...
오늘도 밤 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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