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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포] 더 퍼스트 슬램덩크 관람 후기

GrancartZoo 2023. 1. 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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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동년배들 사이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 관람 돌풍이 불고 있다.

사실 이런 이벤트에는 콧방귀도 안 뀌는 필자지만, 의외로 관람 후기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는 둥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둥의 후기들이 나오니

슬램덩크의 팬은 아니지만 필자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관람을 하기 전부터 '송태섭이 주인공이다', '중국에 출시된 게임 때문에 만들어진 영화다' 등등 구설수는 많았다.

특히 송태섭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보지 않는다는 주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냥 관심없어서 안 볼거면서 개소리하지말라고 하고 싶다.


송태섭이 주인공인 것은 맞고, 중국에 출시된 슬램덩크 때문에 만들어진 영화인 점도 맞는 것 같다.

게다가 북산 vs 산왕 전이 영화 내용의 메인인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일 것이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1967~



슬램덩크의 작가는 알다시피 '배가본드' 등으로 유명한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이며, 슬램덩크는 90년부터 96년까지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된 만화이다.

이번에 극장에 걸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감독과 각본, 작화감독을 이노우에 다케히코 본인이 모두 맡아서 제작했다.

이번 슬램덩크 제작에 있어서 작가이자 감독 본인이 모든 결정을 하겠다는 조건이 걸린만큼 영화는 작가 본인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평범한(?) 애니메이션에서 볼 법한 플롯이나 연출이 아닌 듯 한 장면들이 꽤 많이 나왔었고, 이노우에 다케히코 특유의 '배가본드' 적인 절정의 장면에서 정적인 연출이 꽤 많이 등장했다.


원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송태섭의 과거 이야기라던가, 북산vs산왕전을 전체 플롯 바탕에 깔고 중간중간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교차 편집으로 보여주었는데

꽤 흐름이 빠르고 격정적인 경기 장면 사이에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꽤 정적으로 연출해 끼워넣다 보니 흐름이 끊기는 것이 꽤 거슬렸다.

큰 감정의 파도를 타다 갑자기 내동댕이쳐지는 느낌이랄까...

이런 편집이나 연출 방식은 격렬한 감정과 정적인 감정의 차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그만큼 흐름이 끊기는 역효과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과거에는 애니메이션 대부분의 장면을 손으로 직접 그리는 셀화 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그 방법 밖에 없어서)에 애니메이션을 구성하는 장면은 보통 동화와 배경원화 정도로 구성되었다.

그러니 과거에는 움직이지 않는 배경과 움직이는 캐릭터 정도가 서로 다른 표현 방식으로 공존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현재에는 애니메이터 인건비 상승, 제작 환경 변화 등으로 셀애니메이션의 시대는 아예 막을 내렸고, 디지털 작화라고 해도 복잡한 메카닉 전투 액션 등은 3D의 힘을 빌리는 추세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역시 격렬한 경기 장면은 100%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자세히 뜯어보면, 배경과 동화, 3D 세 가지 표현 방식이 동원된 것인데 3D가 기존의 애니메이션 표현 방식과 잘 어울리지 않고 튄다는 것이 약간의 문제라는 것이다.

튄다는 표현이 무엇이냐 하면, 화면 안에서 표현하는 깊이가 다른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만약 2D 인물은 자잘한 움직임없이 정적으로 표현했다면, 3D 인물은 쓸데없는 흔들림이나 건들거림, 2D였다면 표현하지 않았을 법한 것들을 쉽게 표현해내고, 그림자 표현 방식이라던가 하는 것들에서 꽤 수준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몇 개의 매체를 번갈아가며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만화 안에서 바다의 파도만이 실사같이 표현되었다는 점이라든가, 경기 중 선수들 바지의 그림자가 너무 실사 같이 일렁인다던가 하는 점은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힘든 표현 방식이라 그 차이점이 눈에 거슬린다고 할까...

그래도 과거의 툰쉐이딩 초창기와 비교하면 텍스쳐로 작가의 화풍을 표현한 것은 대단한 발전으로 느껴진다.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이 없는 감독의 첫 작품이라는 점치고는 높은 완성도로 제작되었다는 것과 이노우에 다케히코 특유의 정적인 연출이 돋보인 작품으로 필자와 같은 동년배들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피기에는 충분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는 필자도 '크어...뻑예~' 하는 감탄사를 참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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