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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 나에게 쓰는 편지 Live from '99 Crom Live' 본문

Sing!/Live

신해철 - 나에게 쓰는 편지 Live from '99 Crom Live'

GrancartZoo 2022. 4. 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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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버틸 힘이 없고

일어설 힘이 없고

세상이 다 끝났다고 생각될 때

저는 항상 거울을 보거든요

여러분도 거울을 보면

여러분 스스로를 믿는 단 한 사람

마지막 한 사람이 그 안에 있습니다.

여러분들 자기 자신

끝까지 여러분 자신을 믿으세요.

고맙습니다.

1999년 신해철


1999년 신해철

Homemade Cookies & 99 Crom Live

Disc 2 Track No. 5 나에게 쓰는 편지 中 마지막 멘트

나에게 쓰는 편지, 99 Crom Live

나에게 쓰는 편지, 앨범 버전


신해철은 MBC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이 곡을 자신의 베스트 곡들 중 하나로 꼽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곡을 만들 때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들을 거라고는 상상도 안 했어요. 이 노래가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크게 허세 떨지 않는 수준에서 진짜 고민을 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에서 중간에 랩 부분을, 말이 랩이지 염불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요, 암튼, 그걸 할 때 성당에서 입을 맞춰 중얼중얼 하는 것처럼 모두들 입을 맞춰 따라 부를 때의 그 표정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공감과 느낌이 주니까요.

‘더 이상 나의 친구들은... 고흐의... 니체의...’ 부분은 일종의 한 풀이 같은 거였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누군가와 나누려고 하면 왕따 시키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그 나이에 니체나 고흐를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만 그래도 청소년 시절에 이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친구는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만 나오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친구들의 모습이 흉했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가요계도 어떻게 보면 비슷한 상황이여서 이런 이야기를 대중음악, 유행가에 담아내면 ‘대학 다닌다고 되게 잘난 척하네’ 이런 손가락질을 꽤나 받던 시절이었어요.

세월이 지나면서 팬들이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 인생에 이런저런 영향을 미쳤고 하는 얘기들을 들으면 겸연쩍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내가 만들었다고 다 내 노래가 아니로구나, 이 노래는 제목 그대로 해철이가 해철이에게 쓰는 편지였는데, 철수가 가져가면 철수의 노래고 영희가 가져가면 영희의 나에게 쓰는 편지, 만득이가 가져가면 만득이의 나에게 쓰는 편지가 되는 걸 보니 누구의 편지도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 노래가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씀해 주시는 숫자가 참 많아요. 그런데 지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노래가 여러분들의 인생을 바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이 그렇게 많이 좋아해주시면서 내 인생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추잡스럽게 인기에 아등바등 거리며 살기는 싫지만, 음악가가 음악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기쁨과 슬픔, 자기가 만든 감정을 같이 공유한다는 이 느낌은 정말 사람이 태어나 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보람들 중에서도 고귀하고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참 운이 좋게도 그런 세계에 들어 왔구나’라는 기쁨과 떨림과 감사함, 그런 것들이 오늘날까지도 저를 지탱해 주었던 기억들인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삶에 치어 잊어버린 20년 전 해철이 형을 마왕을 좋아하고 또 사랑하고 존경하던 내 마음

지금 다시 이렇게 그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들으니

그 때의 나와 해철이형이 더 그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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