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Zootopia
[일본 시코쿠 여행]2박3일 다카마쓰-나오시마-테시마 여행, 2일차 본문
0. Prologue
지난번 포스팅으로부터 약 1주일이 지났나요? 평일에도 작업이 가능했다면 훨씬 빨리 돌아왔을텐데, 주말에만 작업이 가능한 관계로 한달에 쓸 수 있는 포스팅이 지금 속도면 4개 밖에 안 되겠네요. ㅠㅠ
포스팅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지만, 정보 공유나 경험의 공유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비싼 돈 들여서 해외 여행이라는 경험을 사고 돌아온 뒤에 컴퓨터 하드디스크에만 들어있는 사진파일은 정말 저에게는 날고기나 다름없습니다. 사진을 이렇게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보정하는 것이 저에게는 요리사가 요리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컴퓨터에 날고기를 그저 보관만 했다면, 이제는 요리된 음식을 만드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나오시마 편을 시작합니다.
1. 다카마츠의 아침
따지고 보면 저는 낮 12시부터 다카마츠에 머물렀으니, 온전한 하루를 머물렀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최소한 아침에 도착해서 아침에 떠나야 한 도시를 느꼈다 할 만 하지 않겠나요? 이런 면에서 2박3일의 짧은 여행은 항상 아쉽게 느껴집니다.
아침에도 일본 방송에서는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뉴스가 한창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도미인(DormyInn)은 일본 전역에 퍼져있는 비즈니스호텔 체인입니다. 저녁에 다음날 아침 조식을 원하면 티켓을 미리 구매해야 합니다. 아마, 인원수에 맞는 음식분량을 준비하기 위한 조치 같네요. 저는 전날 저녁에 호네즈키토리를 먹지 못해 매우 속상했던 관계로 티켓도 준비하지 못 했습니다. ㅡㅡ^
일본의 여러 비즈니스 호텔에서 조식을 먹어본 바 서양식과 일본식의 아침식사가 함께 제공됩니다. 주로, 소시지, 계란후라이, 빵과 샐러드 등이 제공되거나, 일본식의 덮밥류 장국 등이 제공되더군요. 다음에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이번 여행에서 도미인다카마쓰의 외관 사진은 한장도 찍지 않았네요. 이렇게 글로 남기고 싶을 때 원하는 사진이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 입니다. ㅠㅠ
오늘은 페리를 타고 나오시마 섬으로 갈 예정이기 때문에 항구로 가야합니다. 항구로 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갈겁니다.
조식도 못 먹었지만, 그다지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립톤 레몬티로 속을 달래봅니다.
2. 다카마쓰칫코 역으로
지하철이라고 제가 말 했었지만, 일단 지하로 다니지 않으니 전철이라고 해야겠지요. 도미인다카마쓰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가와라마치 역 주변 풍경입니다. 항구에서 가장 가깝고 이 라인의 종착역인 다카마쓰칫코 역까지는 두 정거장 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안전문이나 안전바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카마쓰칫코 역에 도착했습니다. 전차가 오래되다 보니 참 디자인이 귀엽기도 하고 예쁘네요. 이 사진은 재밌게도 이번 여행을 통틀어 개인적으로 장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3. 다카마츠 항
다카마츠 항에 도착 했습니다. 다카마쓰칫코 역에서 북쪽으로 5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여기서 나오시마로 가는 페리를 탑승할 겁니다. 시간 계획을 잘 짜셔서 여행 준비를 해보세요.
시간표와 가격표가 나와있습니다. 차량(이륜차포함)을 실을 때 가격도 나와 있네요.
다카마쓰 출발 -> 나오시마 도착
1. 8:12 -> 9:02
2. 10:14 -> 11:04
3. 12:40 -> 13:30
4. 15:35 -> 16:25
5. 18:05 -> 18:55
가격표(승객)
편도 성인 520엔
편도 어린이(6~12세) 260엔
왕복 성인 990엔
티켓북(11장) 5,200엔
6세 미만은 어른1명당 무료(6세 미만 어린이 3명에 어른 3명이면 어린이는 무료라는 뜻이네요)
가격표(이륜차)
편도 자전거 310엔
편도 오토바이 125CC이하 640엔
편도 오토바이 126CC이상 960엔
가격표(사륜차) 모두 편도
길이 3M까지 3,230엔
길이 4M까지 4,320엔
길이 5M까지 5,400엔
길이 6M까지 6,140엔
길이 7M까지 7,120엔
길이 8M까지 8,200엔
길이 9M까지 9,280엔
길이 10M까지 10,250엔
길이 11M까지 11,210엔
길이 12M까지 12,190
이후 1M 늘어날 때마다 1,080엔 추가
나오시마행 편도티켓을 끊었습니다. 520엔. 아마 시간이 흐르면 시간표도 가격도 조금씩은 변하겠지요. 참고만 하시길...
저는 2번째 10시 14분 출발하는 페리를 탑승합니다. 8시 출발은 생각보다 제게 빡센 일정이었...ㅠ 부지런한 새가...피곤하다...
배가 도착하고 승객들이 내립니다. 아마 나오시마에서 오신 분들 같네요.
대합실의 내부 전경입니다. 일본 사람들 참 깔끔하게 관리 잘 해요~
제가 타게 될 페리가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배 위에서 찍은 다카마쓰 항 전경.
4. 나오시마섬 미야노우라 항
선상에서 찍거나 선내에서 찍은 사진 중에는 봐줄만한 사진이 거의 없는 관계로 바로 나오시마 섬으로 도착해버렸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항해였습니다.
최근에 서해안의 가의도 유람선을 탈 일이 있었는데, 가히 지옥같은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포스팅 하겠지만, 부디 국내 관광지도 성숙한 모습으로 탈바꿈 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나오시마 섬에는 미야노우라 항을 이요하게 될 겁니다. 항구의 이 사나페리터미널은 건축가그룹 사나(SANAA)의 니시자와 류에, 세지마 가즈요 두 사람이 디자인한 건축물입니다. 이 두 사람의 건축물은 일본에서 직접 보실 일이 있으시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내부에 간단한 음식을 판매하거나, 다른 섬으로 가기 위한 티켓도 여기서 사야 합니다. 기본적인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선물하실 분은 여기서 고민해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내부 사진은...없네요...ㅡㅡ;;
나오시마에서 유명한 것 중에 하나가 이 호박 조형물입니다. 쿠사마 야요이라는 일본의 아티스트 작품으로 이 호박으로 유명한 분이구요. 이 섬에 설치된 작품이 함께 유명합니다. 사실 이 빨간 호박 작품은 그닥 이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작품 위로 오르지 말라는 경고문입니다. 스크래치 나면 책임을 물을 거라 하네요. 다행히 한글로 적혀 있지 않은 걸 보면 아직은 한국인이 올라간 적은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호박 안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경고문이 없는 걸로 봐서, 들어가도 되는지 안 되는지는 확인이 안 됩니다. 웹서핑 중에 들어가서 사진 찍은 분을 본 적은 있네요.
5. 나오시마 섬의 교통수단
나오시마 섬 관광 목적의 버스 입니다. 땡땡이 무늬가 귀여운데요. 다카마쓰에서도 걸어다녔던 만큼, 오늘부터는 전동자전거를 탈 겁니다. 시간을 버스 시간표에 맞춰야 하는 버스 관광의 특징보다 자유로운 일정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전동자전거를 선호합니다. 여러 면에서 장단점이 있습니다.
자기 여행스타일에 맞는 수단을 찾아보세요.
항구에서 바로 접한 거리에 늘어서있는 샵들 상당수가 바이크, 자전거 등을 대여하는 샵들입니다. 하루 빌리는데 1500엔 정도. 저는 다음날 아침까지 탈 예정이니, 추가금을 내고 대여합니다.
6. 대중목욕탕 '아이러브유'
전동자전거를 대여한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아이러브유 라는 명소가 있습니다. 여기가 무어냐 하면, 공중목욕탕입니다. 외관을 보면 예사롭지 않은, 난잡하고, 키치적이고, 남국의 열대 느낌의 건축물이 서있습니다.
공중목욕탕의 내부 사진을 찍어올 능력은 없는 바, 내부를 추측할 수 있는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이 목욕탕을 홍보하는 포스터입니다. ㅎㅎ
아마, 꼭 저녁에는 이곳에서 목욕을 즐겨야 합니다. 추천합니다.
다만, 국내 목욕탕에 익숙하신 분들께는 이 목욕탕에서는 수건을 제공하지 않으니, 직접 소지하시거나 업소에서 구매하시거나 하셔야 합니다.
7. 식당 유우나기
식사는 우리에게 에너지원 공급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심지어 그것이 여행지에서의 식사라면 더 중요하지요.
일본의 소박한 음식점입니다. 주인 할머니께서 요리를 해주시는 것 같구요. 메뉴판을 보면 주 메뉴가 히라메라는 생선요리 같구요. 히라메는 우리말로 넙치 입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가 아마 히라메프라이정식 같네요. 넙치튀김과 밥, 국, 이렇게 나오는데요. 이 넙치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뼈까지 모조리 다 먹었습니다. 아, 물론^^ 직원분이 서빙하실 때 뼈까지 먹어도 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바삭하게 씹히더군요.
렌즈 후드가 돌아가서 사진이 ㅠㅠ
내부는 별다른 꾸밈 없는 식당입니다.
'히라메' 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1인분에 1200엔...후회 없습니다.
화장실 사진을 갑자기 올려서 불쾌하실지 모르겠네요. 사전에 죄송하단 양해의 말씀을 드리구요. 아마, 국내에서도 놀라운 화장실들 많이들 접해보셨겠지만, 이런 류의 화장실은 일본이 원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8. 지중미술관 - 안도 타다오
나오시마 섬의 관광지는 주로 섬의 서쪽 중앙의 미야노우라 항구로부터 남서쪽의 해안도로를 따라서 지중미술관, 이우환뮤지엄, 베네세하우스, 섬 남쪽에 위치한 쿠사마 야요이 '호박' 에 이르는 이 동선이 나오시마 섬에서의 메인 동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동자전거를 타고 길을 잘 따라가다 보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이 지중미술관입니다. Chichu Art Museum.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원주시에 있는 '산 뮤지엄', 제주도의 '지니어스 로사이', '글래스하우스', '본태박물관'이 있습니다.
지중미술관의 입구입니다. 이 입구가 보인다고 그대로 들어가시면 꽤 곤란합니다. 입장티켓을 판매하는 곳이 여기에 없기 때문인데, 이 곳으로부터 약 200미터 떨어진 곳에 매표소가 별도로 있습니다. 이곳에서 티케팅을 하시고 다시 박물관으로 가셔야 하는데...걸어오시기라도 하셨으면 여간 불편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가방이나 기타 짐을 가지고 들어가서는 아니되니, 짐을 맡아주는 곳이 필요해서 별도의 공간으로 운영 중인 것 같네요.
안도 타다오의 후기 작품들을 접해보신다면 이 건축물들이 서로 비슷한 건축어휘들을 공유하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지중미술관의 입구부분 디자인은 화려하지 않고, 노출콘크리트에 이름만이 간결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사선으로 배치된 진입로는 관람객을 깊이 끌어들이는 동선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보입니다. 방문객에게 건축물이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코너를 딱 돌았을 때 맞닥뜨리는 반전매력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지중미술관은 말 그대로 실제 땅 속에 묻혀 있는 박물관입니다. 건축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이런 프로젝트는 별처럼 먼 곳에 있는 일 같은 생각이 드네요.
제임스 터렐의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클로드 모네, 월터 디 마리아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촬영 불가이므로 따로 사진은 없습니다. 다만, 저처럼 건축에만 관심이 있다 하는 사람으로서도 이 작가분들의 작품에는 작은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정도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시는 현지에서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보시길...ㅎㅎ
다만, 제임스 터렐의 전시는 원주에 있는 '산 뮤지엄'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관람요금은 비싼 편이지만, 경험해보지 못 했다면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지중 미술관, 혹은 단일한 소재만을 주제로 다루는 포스팅이 아닌 관계로 상세한 전시 정보는 별도의 검색을 추천합니다...ㅠ)
주로 세토내해라고 부르는 이 바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박물관 대부분은 촬영불가 이므로 몇몇 공간들의 사진만 공개합니다.
입장의 역순으로 박물관을 퇴장하고, 오던 길을 따라 계속 가다 보면, 이렇게 예쁜 곳이 있습니다. 지중가든이라 하여 이것도 시설의 박물관 시설의 일부 같은데요.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매표소에 걸려 있는 관광정보 홍보 포스터 입니다.
이누지마 섬의 정보가 나와 있네요. 말씀드렸듯, 이 세토내해 섬 투어는 '나오시마-테시마-이누지마'의 세 섬을 한꺼번에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테시마섬의 요쿠하우스의 홍보포스터.
테시마 섬의 홍보포스터. 테시마 섬의 포스팅은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다카마쓰, 나오시마, 우노항, 테시마, 이누지마, 호덴항의 항해 경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네요. 강조색으로 표시된 섬도 역시 나오시마, 테시마, 이누지마 입니다.
나오시마 섬의 홍보포스터네요. 지중미술관부터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까지의 구간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섬의 반대편(동쪽중앙)에 '이에 프로젝트'들도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쪽이 메인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듯 합니다.
9. 이우환미술관 - 안도 타다오
지중미술관에서 금새 도달할 수 있는 이 곳은 한국인 미술작가 '이우환'의 미술관입니다. 이우환 작가는 캔버스에 점 혹은 선 하나만을 그은 작품 등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한국인 작가의 단독 미술관이 일본에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 같습니다.
지중미술관과 마찬가지로 '이우환 미술관'의 설계는 안도 타다오가 했습니다. 미술관은 이우환 작가의 예술적 가치관에 화답이라도 하듯, 점, 선, 면 등에서 착안한 듯한 디자인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나오시마를 예술의 섬으로 기획했다면, 좀 더 다양한(다른) 건축가가 설계했다면 하는 바람(?) 혹은 욕심이 드네요. ㅎㅎ
중앙 광장에는 점과 선과 면을 모두 관찰 할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를 모두 작품으로 봐야하겠지요.
진입로입니다. 역시 구체적인 건축물도 보이지 않고, 관람객의 동선은 길게 굽이굽이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5미터는 되어 보이는 벽체가 관람자의 시선을 차단하고, 하늘을 향해 열려있으니, 액자 같은 프레이밍을 보여줍니다.
이우환 설치 작품.
나가는 길.
전시장 입구.
이우환미술관.
10. 고탄지 해안도로
길가에 조그만 못이 있고, 수없이 많은 조그만 불상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스라그붓다88 이라고 적혀 있네요. 츠요시 오자와의 작품이라 하네요.
11. 베네세 하우스 - 안도 타다오
베네세 하우스, 이 건물 역시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입니다. 이 쯤 되면 나오시마 섬이 안도 타다오의 섬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ㅎㅎ
내부에는 미술작품들이 전시된 뮤지엄입니다. 당연히 촬영 불가. 작품이 설치 되지 않은 몇몇 외부 공간만을 촬영 하였습니다.
이 공간도 사실은 미술작품의 하나입니다.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진 몇개의 편평한 바위에, 하늘로 열린 창문 같은 공간.
콘크리트 벽으로 막고 열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에서도 볼 수 있었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세토내해는 어디에서 바라보아도 항상 아름답네요.
베네세 하우스가 노출콘크리트가 아니라는데 약간 놀랄 수도 있습니다.
12. 쿠사마 야요이 '호박'
베네세 하우스에 딸린 숙박시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흥미로 한번 검색해봤는데, 숙박요금이 가히 놀라울 정도더군요. 언젠가 경험해 볼 일이 있겠지요. 하지만 이번은 아니군요.
베네세 하우스를 뒤로하고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면, 인파가 모인 곳을 금새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맞아요. 거기입니다. 다 함께 모여서 인스타용 셀카를 찍어야 하는 곳.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조각작품이 전시된 곳입니다. 노랑 호박.
항구에 놓여진 빨간 호박에 비해서 이 호박은 주변 풍광과 잘 어울려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저 역시 그 아름다움에 심취해 꽤 오랫동안 촬영을 했습니다.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는 것 같네요.
서양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던 고양이 님께서 저와 눈이 마주치자 당당한 발걸음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난감하네요. 이런 곳에서 간택을 당하다니...!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을 배경으로 이 호랑고양이 님을 열심히 촬영 했습니다. 저는 행운아였어요. ㅎㅎ
13. 저녁을 먹자
호박 까지 보면 대략적인 관광은 일차적으로 끝마쳤다 하겠습니다. 저도 잘 몰랐습니다만, 혼무라 지역에 있는 '이에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4시~5시 정도에 관람이 종료되므로 이 곳들까지 모두 관람을 원하시면 스케쥴을 잘 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사전정보 없이 앞선 뮤지엄과 미술관 등을 관람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바람에 혼무라 지역의 작품들은 외관만 보는데 그쳤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봤는데, 사진이 한장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보면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다녀서 그런지...사진을 안 찍었네요...ㅠㅠ
제 숙소는 뮤지엄들이 모여있는 고탄지 쪽과 혼무라 지역의 사이에 있어서 일단 체크인 부터 했습니다. 그리고 식사를 하러 다시 미야노우라 항구 쪽으로 향했습니다.
미야노우라 항구를 가는 길에 마주칠 수 있는 나오시마 초등학교입니다. 마징가 제트의 두상을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마징가 제트 기지 같다고 생각했었지요. 다른 블로그 글을 보니 비슷하게 생각들 하시더라구요. ㅋㅋㅋㅋ
디자인 자체는 보기에 무지 좋은 것 같습니다.
다시 갈길을 재촉하는데 작은 연못이 있고 그 위로 배경이 비치는데, 너무나 아름다워서 목적도 잊고 열심히 사진을 담았습니다. 물에 비친 그림자가 이토록 선명한 것은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저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바람이 불지 않아서 이렇게 수면이 잔잔한 상태는 본 기억이 없습니다.
14. 레스토랑 시나몬Cin.na.mon
저도 해외 여행을 가면 주로 대도시 위주로 다니다 보니, 이런 경험은 별로 없는 편인데요. 늦게까지 장사를 하는 편의점도 거의 하나라고 보셔야 하구요. 늦은 시간까지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도 몇 개 없습니다. 아마, 성수기가 아닌 탓도 있겠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나오시마 섬에서 밤을 보내지 않기 때문에 그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 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고로, 가격대가 맞다면 숙소는 미야노우라 항구에서 가까운 거리에 얻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맥주를 먹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다 사서 먹어볼 걸 왜 한병만 마셨을까... 사진을 보니 지금에서야 후회하다니...
딥프라이쉬림프와 회가 잘 팔리는 메뉴라고 적혀 있네요. 역시 일본답게 만화풍의 그림과 애니메이션 소재의 인테리어 소품들이 인상적입니다.
안쪽으로 좌석이 꽤 있는데, 해가 다 떨어진 늦은(저녁 6시가 그렇게 늦은건 아니지만) 시간에 손님이 꽤 많이 계셨습니다. 저는 혼자라 닷찌로 보이는 좌석에 앉았습니다.
안주로 할겸, 일본식 닭튀김(치킨 가라아게) 요리를 주문 했습니다. 국내 치킨요리와 다른 일본 닭튀김 특유의 맛이 맥주와 함께 먹기에 좋습니다. 마요네즈 소스도 정말 잘 어울립니다.
또 먹고 싶다 ㅠㅠ
제가 주문한 요리는 해산물이 들어가있는 커리입니다. 큼직한 해산물들이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계산대입니다. 이 사진을 중심으로 왼편에 제가 앉은 다찌자리. 오른편에 테이블이 놓인 홀이 있습니다만, 손님들이 즐겁게 식사 중이시라 함부로 사진 촬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1층이 식당이고, 2층은 주택일까요?
주방 쪽이 들여다 보이는 창문입니다.
15. 숙소 라 쿠라시온La Curacion
나오시마 섬에는 그리 많은 숙소가 있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비즈니스 호텔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지요. 제가 얻은 이 에어비앤비 같은 이 숙소는 당시 1박으로 8만원 가량 썼던 기억이 납니다. 혼자 쓰기에는 너무 넓고 과한 숙소 였습니다만, 그닥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얻었던 것 같네요. 위치도 꽤 외진 편이라서 걸어다닐만한 거리는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전동자전거를 다음날 아침에 배를 타러 갈 때도 쓰기 위해 추가요금을 냈던 거지요.
여기서 숙박을 예약하셨다면, 상당히 난감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제가 겪은 경험을 그대로 알려드리자면,
1. 지도를 보고 숙소 위치를 찾는다.
2. 내가 예약한 방(ex.201호)을 찾는다.
3. 문을 연다. -> 열린다.
4. 그리고? 아무도 없다.
연락처도 없고 아무도 없다. 패닉에 빠진다.
보통 숙소를 얻으면 체크인을 해야할 것 아닙니까. 어떻게 체크인을 하란겁니까?
그래서.
5. 주변에 있는 상가에 라쿠라시온에 예약했는데 아무도 없냐고 물어본다.
6. 라 쿠라시온의 인근에 있는 주택을 알려준다.
7. 그 주택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8. 주인 아주머니께서 나오신다.
난감합니다.
숙소의 문은 열려있고, 사람은 아무도 없고...
이러실거면 안내 메세지 하나라도 남겨주시면 좋으실텐데...
혹시라도 여기 묵으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조립식 건물같더라구요. 화장실 역시 조립식 구조입니다.
체크인 할 때, 주인아주머니께서 조식을 먹을 거냐, 1천엔이라고 영업을 하셨었는데 저는 거절 했었네요. 혹시라도 아침에 못 일어나서 못 먹을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내부 시설은 무지 좋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저녁에 목욕은 꼭 아이러브유 에서 하시구요. 여러명이 숙박하면 모르겠지만, 저같이 혼자 온 사람은 쓸 물건이 하나도 없습니다. 푹신한 이불만 잘 쓰고 나왔습니다.
16. 테시마로
이렇게 저의 2박3일 여행도 대충 끝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저는 다카마쓰로 돌아가서 오전동안 쇼핑이나 식사 정도를 간단히 하고,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가는 일정이 잡혀 있었지요.
저녁에 저는 이 여행을 소개해준 친구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테시마 뮤지엄은 잘 보고 왔냐는 물음에 저는 그게 무어냐고 반문 했습니다. 저도 참 대책 없는 사람이었지요.
저도 이 블로그 포스팅에 테시마니 이누지마니 열심히 적어놨지만, 이 여행을 할 당시만 해도 전혀 모르는 곳이었습니다. 다음날 귀국 비행기 시간이 오후 5시쯤이니 섬 하나를 더 여행한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테시마 뮤지엄은 꼭 봐야 한다는 이야기에 저는 여행 일정을 바꾸기로 결정합니다. 물론 테시마 섬으로 가는 배편과 테시마 섬에서 다시 다카마쓰로. 다카마쓰에서 공항까지 가는 경로의 소요시간을 파악하고...
아슬아슬하게 가능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저는 테시마 섬에 가기로 최종 결정합니다.
그렇게 다음 포스팅은 테시마 섬이 되겠습니다.
0. Epilogue
이렇게 이튿날 나오시마 섬 여행도 끝이 났습니다. 아시다시피 갑자기 떠난 여행이라 정보가 부족한 것도 있었구요. 100% 만족스러운 여행이라는 것을 굳이 집착하지 않는 편이라 일부분 포기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획득한 각종 안내책자와 홍보책자 등 모두 가져와서 현재도 잘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이것들도 다 정리해서 포스팅에 함께 게시하고 싶습니다만, 작업량이 너무 늘어나게 되서 힘들 것 같습니다. ㅠㅠ
마찬가지로, 나오시마 섬에 대해서 조금만 검색을 해봐도 나오시마 섬이 원래 어떤 섬이었고, 어떻게 건물이 지어졌고...이러쿵저러쿵 배경지식들이 잔뜩 나옵니다. 제 포스팅에는 배경지식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는 편인 것 같고...심지어 건축물에 대한 정보조차도 제공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좋아지게 되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Travel! > Shikoku, Jap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시코쿠 여행]2박3일 다카마쓰-나오시마-테시마 여행, 3일차 (0) | 2018.02.07 |
---|---|
[일본 시코쿠 여행]2박3일 다카마쓰-나오시마-테시마 여행, 1일차 (4) | 2018.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