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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cartZoo 2021. 4. 1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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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의 이적
기타리스트 한상원

긱스는 참 좋은 밴드였다.

난 동갑내기 친구들에 비해 조금 느렸다.

HOT, 서태지, 핑클, SES

또래 친구들이 이런 아이돌 가수들을 좋아하던 시절에도 난 만화영화에 빠져있었다. 아마 그랬던 것 같다.

중학교 입학 후 HOT 노래를 친구들이 개사해서 부를 때도 그게 뭔지 몰랐다.

심지어 당시에 교내 학생 장기자랑으로 넥스트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였던가... 여튼 그런 노래를 부를 때도 누구 노래인지도 몰랐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아냐고 물어보던 친구의 질문에도 난 대답할 수 없었다.

지금은 죽고 못 사는 마왕 신해철. 프레디 머큐리. 퀸...

내 삶의 일부가 된 것들...

내가 처음 노래라는 것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지금은 내가 힙스터라고 놀리는 내 친구가 알려준

델리스파이스, 자우림 이었다.

지금 자우림은 싫어하지만...

여튼, 누구 웹툰이었더라...

델리스파이스도 몰라? 너 인생 절반 손해봤구나? 하는

전형적인 홍대병 찌질함의 상징이었던 델리스파이스가 내 음악적인 입문이었다.

물론 새벽 4시에 FM라디오에서 들었던 신해철의 '일상으로의 초대',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심현보가 속했던 아일랜드의 '지중해에 가고 싶다' 같은 노래를 듣고 잠 못 들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원더버드까지...

1999년은 내게 그런 해였다.

중학교 2학년.

그 해에 긱스도 나왔다.

이적은 록 베이스의 가수다.

내가 그를 쉽게 단정 지을 일은 아니지만

패닉도 긱스도 락의 색을 가진 밴드다.

그리고 꾸준히 락 곡도 많이 써왔다.

그러나 그가 진짜 성공했다 싶은 시기는

다행이다 이후였을 것이다.

록은 죽었다.

대한민국에서 락은 지하로 꺼졌다.

마왕도 죽었다.

델리스파이스도 사실상 사라졌다.

언니네이발관도 해체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록은 여기서 돈이 안 된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음악은 돈이 안 된다.

긱스는 참 좋은 곡을 많이 남겼다.

근데 아무도 이런 음악은 소비해주지 않는다.

이적도 그래서 발라드 가수가 된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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