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Zootopia
[말레이시아 사라왁] 쿠칭 여행 3일차 본문
0. Prologue
오늘은 쿠칭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특별히 휴가를 얻지 않고 주말을 이용한 여행의 한계이다.
1. 워터프론트 호텔 로비
여자친구가 오길 기다리며 호텔 로비에서 잠시 여유를 즐겼다.
개인적으로 호텔 서비스를 선호하는 편인데, 간단한 음료와 간식들이 비치된 공간이 좋다.
창 밖으로 보이는 푸르른 풍경이 아름답다.
2. 신청춘 카페 - 락사
2번째 아침으로 락사를 먹으러 갔다.
상당히 순한 맛인 말레이시아 음식과 비교하면 그나마 한국인 입맛에 맞을 만한 음식이 바로 이 락사인 듯 하다.
아침 시간대에 갈 수 있는 곳은 로컬 느낌 가득한 식당(푸드 코트 느낌)이다.
각 식당 별로 주문해서 같이 먹을 수 있다.
아마 주문 할 때 테이블 넘버를 알려주면 서빙해주는 구조인 듯 하다.
콜로미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 중이다.
필자의 한국인스러운(?) 입맛을 고려한 여자친구의 특별 주문은 락사라는 면요리였다.
그러나 먼저 나온 것은 홍차였다.
여느 때처럼 적당히 달짝지근한 음료이다.
아마 레이어가 보이는 이유는 정석대로 제조한 음료인 듯 했다.
믹스해주면 우리가 아는 홍차 색깔로 변한다.
락사가 나왔다.
락사의 첫 인상은 똠얌누들의 살짝 마일드한 버전일까? 라는 느낌이다.
매콤 새콤한 국물에 쌀국수가 딱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을 맛이다.
새콤한 맛과 매콤한 맛을 추가할 수 있지만, 그닥 맛의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소스이름이 무였더라...
여자친구가 주문한 음식은 마찬가지로 누들인데, 일반국수와 달리 튀긴 면이라고 했다.
우리가 먹는 라면도 튀긴 면이지만, 이건 진짜 현장에서 튀긴건가 싶은 느낌의 면인데 그 특유의 튀긴 느낌이 살아있다.
문제는 안 그래도 마일드한 음식 중에서 더욱 마일드한 맛을 고른 것이다 보니, 필자에게는 상당히 순한 맛으로 느껴졌다.
최근에 안성탕면에서 스코빌 지수 0 라면이 나왔다는데, 비슷한 느낌일까 싶다.
어쨌든 함께 맛을 봤다.
3. The coffe code Kuching
식사 후에는 역시나 커피 한잔으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필자는 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편이고, 가끔 콜드브루 종류를 마시기도 한다.
근데 여친이 콜드브루를 추천해줘서 마시는데, 마시기 전에 콜드브루 냄새가 꼭 담배냄새 같다고 말하는 바람에 필자 역시 담배 냄새를 느끼면서 마시게 되었다. ㅠ
4. 老管家螺蛳粉 - 뤄쓰펀
여자친구가 끈질기게 필자가 먹기를 바란 음식이 바로 이 뤄쓰펀인데, 이건 뭐 쿠칭 음식도 아니고 말레이시아 음식도 아닌데 꼭 먹길 바라서 먹기로 했다.
시간이 안 맞으면 핑계라도 댈텐데 딱 맞는 시간이 나서 결국 먹게 되었다.
그 와중에 자기 음식은 안 시킨 것 실화냐고...
혹시하는 마음에 복숭아 맛 음료를 주문했는데, 그다지 먹고 싶지 않은 비주얼로 나왔다.
흠...
한국에서도 각종 과즙 음료나 건강 음료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지만 약간 찝찝한 느낌 ㅋㅋㅋ
뤄쓰펀이 항상 유명했던 것은 아니고 근래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중국 면요리인데, 조개 같은 것을 이용해 만든 국물이 유명한데 그 냄새가 과히 견디기 힘들어서 유명하다고 한다.
필자가 먹기에 냄새는 40~60 정도의 악취 수준이라 못 참을 정도는 아니고, 그저 먹고 싶지 않은 정도의 냄새이다.
내용물 자체는 역한 것이 없고, 심지어 함께 제공되는 소스와 함께 먹으면 충분히 맛이 있다.
면은 상당히 탄력이 있는 우동면과도 비슷하다.
아마 장난끼가 발동한 여자친구가 내가 뤄쓰펀 먹으며 고통받는 것을 즐기고 싶어한 것 같다. ㅋㅋㅋㅋㅋ
5. Duduksama Kopitiam - 나시 르막
이것은 무슬림의 할랄푸드의 하나인 듯 한데, 플레이트에 서빙되는 한 끼 식사인 듯 하다.
삶은 계란, 후라이드 닭다리, 쌀밥, 오이와 땅콩, 멸치가 나오는데 거기에 소스가 조금 나온다.
나이프를 주면 좋겠지만 어디서도 나이프가 없는...
땅콩과 멸치는 맥주 안주인 줄 알았다 ㅎㅎ
균형잡힌 한끼 식사였다.
친구가 주문한 것은 레몬치킨인데, 튀김이 눅눅한 상태여서 맛은 평범했다.
이후의 시간은 비바시티 등에서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6. Crumbs by the Daily Bread
최근에 새로 생긴 카페 Crumb에 갔다.
커피도 커피지만 여자친구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는 카페 인테리어에 대해 관심이 많다보니 이 카페가 최신 트렌드로 알려졌다고 한다.
카페는 관심이 없고, 셀카만 찍다 왔다.
여자친구와 미러 셀카를 찍어봤다. ㅋㅋ
0. 귀국길
갑작스레 에어아시아의 연락을 받았다.
출발시간이 1시간 지연되었다는 연락이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환승 시간이 기존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었다는 것이고, 상식 수준에서 1시간이면 환승은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급히 에어아시아의 콜센터와 연락을 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1시간 지연에 대한 실질적으로 어떤 조치도 취할 수가 없었고, 결국 기존 항공권을 취소하고 제주에어로 약 2시간 늦춘 티케팅을 다시 했다.
그 과정에서 자기 일처럼 걱정해준 여자친구에게는 너무 감사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는 가까스로 기존 티웨이 항공을 탑승할수 있는 수준이었다.
막 도착한 탑승게이트에서는 티웨이 항공이 탑승객을 재촉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러나 불확실한 상황에 베팅할 수 없기 때문에 확실한 재티케팅으로 안전하게 제주에어를 타기로 결정한 것에 후회는 없었다.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식당 소개에 그친 느낌이지만, 어쨌든 필자에게는 뜻깊은 여행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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