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iexpress 물건으로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반품하지 마세요. Tokban RS-6 수리기 2편 feat.명문A/S

0. 들어가며

앞선 포스팅에서 필자는 6Z4 진공관의 호환관이 Mullard EZ90이라고 기재한 바가 있다.

이는 필자가 구글이나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서 호환관을 검색해서 확인한 내용으로 100% 검증된 것이 아니라, 판매자들이 호환관으로 판매하는 물건들의 정보를 수집한 것이다.

6Z4, 6U4N 호환관으로 판매하고 있는 EZ90(6X4)

Mullard EZ90은 $50에 달하는 꽤나 고가 진공관으로 구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RS-6의 업그레이드가 거의 완료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EZ90을 구입한 것이었다.


1. Mullard EZ90(6X4)

필자는 진공관과 진공관 앰프에 대해 잘 모른다.

해가면서 공부하는 입장이라고 할까...

그래도 챗지피티와 함께 이 진공관을 장착했을 때 예상되는 장점 등에 대해 의논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챗지피티도 EZ90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 같다.

어쨌건 필자 역시 6Z4나 6X4 진공관에 대한 개념없이 RS-6에 장착했다. 지금까지의 다른 모든 진공관들처럼...

그런데...RS-6의 퓨즈가 나가고, 탄 냄새가 진동을 했다.

사고가 나기 직전의 Tokban RS-6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좁은 집 안 모든 곳에서 건강에 치명적일 것 같은 유독성 냄새가 가득찼다.

또 사고쳤음을 느끼고 RS-6의 케이스를 열였다.

육안상 별다른 이상함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커버링 된 전원부에서 냄새가 남을 알 수 있었기에 분해를 했다.

타버린 EI코어 트랜스포머(고압)

그러자 보이는 두개의 EI 코어 트랜스포머 중 1개가 손을 댈 수 없을 정도의 열기와 함께 유독성 냄새가 진동함을 알 수 있었다.


2. 판매자의 대응 : Brand Original Vacuum Tube Store

일단 해당 상품의 판매 페이지는 다음과 같다.

US $80.74 | Mullard EZ90/6X4 vacuum tube replace 6202 6U4N 6Z4 Rectifier electronic tube for audio amplifier

판매자의 페이지 링크는 다음과 같다.

Brand Original Vacuum Tube Store

광저우에 있는 회사인 모양이다.

6Z4, 6U4N 호환관으로 판매하고 있는 EZ90(6X4)

보다시피 판매자는 Mullard EZ90을 6U4N, 6Z4의 대용품으로써 판매하고 있다.

4월 10일 쯤 Aiyima T1 Pro에 사용할 진공관 1조와 비슷하게 도착했고, 12일 테스트하며 사고를 겪게 된다.

Soviet 6*3-E(좌) / Mullard EZ90(6X4, 우)

Mullard EZ90(6X4, 좌) / Soviet 6U4N(우)

이미 작살이 난 RS-6, EZ90(6X4)가 장착되어 있고 옆에는 6U4N이다.

그래서 같은 날 판매자와 알리익스프레스 고객 센터 모두와 접촉 하게 되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그는 이 두마디 말을 남기고 3주째 채팅방에서 유령이 되어버렸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

사실 피해 보상을 논하기 전에 메세지에 대답을 하지 않는 것에 아주 큰 분노를 느꼈다.

왜냐하면 이후로도 수시로 영어와 중국어로 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어떤 메시지에도 대답하지 않는다.

고객센터에서는 "안심하세요, 우리는 이런 경험이 많습니다. 환불 신청을 하세요."라고 안내해서 이 말을 믿고 안심했기에 더 화가 난 것도 있었다.


3.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의 대응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는 일반 근무시간에는 한국인 직원이 응대를 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외국인이 응대를 하는 것 같다.

당시에 주로 외국인 직원들과 대화를 했는데, 그들은 매우 친절하고 고객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피해자인 필자의 말을 경청하려 했으며, 향후 방향도 잘 알려주었다.

그들은 "수리 영수증을 잘 보관하고 반품 신청을 하라고 했다."

필자는 그들의 안내에 따라 반품 신청을 했으나, 그것이 판매자가 무응답하기 시작한 시점과 대략 일치한다.

다음날 택배사에서 물건을 회수하기 위해 방문했으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진공관은 앰프를 고장낸 유일한 증거품이기 때문에 쉽게 반품하는 것은 옳지 못 하다 생각하고 반품을 철회했다.

어차피 구매자 보호 시간이 길기 때문에 빠르게 반품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국내의 오디오 엔지니어를 통해 고장 점검을 한 이후에 반품에 대해 고민하기로 했다.

그러나 알리 고객센터는 필자가 대노하게 만드는 메일을 보내는데...

사고로부터 12일이 지난 4월 24일 경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

파손된 Tokban RS-6은 구매자 보호 시점이 지났기 때문에 관련 보상 문의는 판매자에게 해보라는 것이다.
이걸 보고 필자는 훼까닥 돌아버렸다.

RS-6은 24년 5월 구매한 제품이다. 아시다시피 RS-6은 문제가 없다.

고객센터에 연결해서 (필자에 의해) 사건이 보고된 이후로 12일 동안 확인하고 내놓은 결론이 이거냐고 엄청나게 쏘아붙였다.

그러자 알리 고객센터는 더 열받는 대응을 하게 이른다.

그것은 이렇게 필자에게 $2 쿠폰을 지급한 것이다.

이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는데, 감정이 더욱 격앙되게 이른다.

그동안 기업에 의해 피해를 본 분들의 인터뷰가 더욱 심정적으로 이해되는 경험이었다.

내가 $2가 없는 거지로 보이나? 라는 심정이랄까...

특히 이 시점의 고객센터 직원은 모두 한국인이었는데, 응대 수준이 매우 엉망진창이었다.
어처구니 없게도 지불했던 금액의 완전한 환불을 구매자가 받은 혜택인 것처럼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구매했던 물건도 반납했고, 환불받은 금액은 애초에 내 돈인데 내가 얻은 혜택이 무엇인가? 부서진 앰프?
게다가 이메일의 내용을 보다시피 사건의 개요조차 파악하지 못 하고 있고, 필자가 '어떤 보상을 해줄 수 있냐',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 판매자와 중개를 해달라'는 등의 요구사항에 대해 어떤 대응도 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후로는 고객센터 직원이 모두 필자의 질의에 응답을 하지 않는 형태로 필자를 무시하게 된다.

이 때 당시에 한국인 고객센터 직원들이 밥만 축내는 쓸모없는 인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4. 필자가 원하는 것

6X4 진공관은 6Z4 진공관과 호환관이 아니고, 유사관이다.

6X4 관을 6Z4의 호환관으로 판매해서는 안 되고, 병행해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변환 소켓이 필요하다.

6X4 -> 6Z4용 변환 소켓

두 관 모두 정류관으로서 전류의 공급에 관여하는 핵심 진공관인데, 6Z4는 중국에서 사용하는 규격이고, 6X4는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하는 규격이이다.

두 관은 핀의 형태는 동일하지만 내부 핀 배열이 달라서 작동하는 방식이 다른 셈이다.(6Z4와 6U4N은 잘 호환된다)

그러다 보니 앰프의 전원부가 타버린 것이고 이런 상황은 꽤나 위험한 상황이다.
(유독가스 흡입만으로 건강 상의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셈이다. 정량적인 측정은 힘들지만)

그러니 6X4를 6Z4의 호환관으로 판매하는 것은 일부 소비자들의 앰프를 망가뜨릴 수 있는 위험한 행위이므로 호환관으로 팔아서는 안 되고, 변환 소켓이 필요하다거나 내부 핀 배열이 다르다는 주의 문구가 당연히 필요한 셈이다.
(해당 판매자의 판매게시글에는 어떤 주의 문구도 없다)

그리고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져서 보상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매자의 주의 부족일 수도 있고, 판매자의 경고 부족일 수도 있다.

필자가 피해를 보아서 그런지 몰라도 일반적으로는 판매자가 제공하는 잘못된 정보와 경고 부족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필자가 어떤 보상도 받지 못 할 수도 있지만, 판매자가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것은 아주 크게 상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게다가 반품/환불이 완료되자마자 알리에서 모로쇠로 돌아서다니?

여러분들이 피해자라면 피해의 원흉인 상품을 반품하자마자 플랫폼에서 피해 보상에 대해 모로쇠로 일관하면 화가 나지 않을까?

필자는 판매자와의 소통, 즉 알리의 중재를 원했다. 고객센터 직원은 그마저도 거부했다.


5. 톡반 판매자의 대응

항상 칭찬하는 것은 이 톡반 셀러인데, 지난번 오피앰프 오장착 고장 사고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너무나 친절하고 자세히 응대해준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솔루션까지 제안해준다.

EZ90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호환되지 않는 관이라는 것이다.

EI 코어를 먼저 교체해야 다른 부분의 문제도 점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6X4가 6Z4와 호환되지 않는다는 사실의 확인과 파손된 부품을 저렴한 가격에 다시 제공하였다.

덕분에 약 열흘만에 정식 생산된 EI 코어 트랜스포커(HV) 부품을 받아보게 되었다.

톡반에서 특별 링크로 제품을 제공해주었다.

이 블로그를 볼 일은 없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톡반 판매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TS-12와 RS-6보다 상급기를 출시하기를 기대해본다.


6. 필자의 대응

어쨌든 잘 모르고서 6X4 진공관을 RS-6에 장착한 것은 필자의 잘못이라 하더라도

RS-6을 수리하기 위해 필자 역시 여러 노력을 했다.

첫번째는 톡반 셀러에게 EI코어 트랜스포머의 제공을 요청했다.

두번째는 타오바오를 통해서 EI코어를 제작할 수 있는 엔지니어에게 접촉해서 제작을 의뢰했다.

타오바오를 통해 직접 제조 의뢰해 구매한 과정

세번째는 국내 엔지니어(명문A/S)에게 앰프를 점검 받아서 고장 정도와 수리 가능성 등을 검토하였다.

타버린 EI코어(고압)

가장 먼저 중국의 엔지니어를 통해 RS-6의 고압 코어와 동일한 제조품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이를 국내 엔지니어인 명문A/S 사장님께 제공했고, EI 코어를 교체하자 거짓말처럼 앰프는 다시 작동하였다.

보아하니 엔지니어 분께서 앰프의 분해 조립에 가장 큰 힘이 드는 듯 하여서 미리 분해해서 가져갔다. (실제로 가장 큰 품이 든다)

수리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이 났고, 대체 제작 코어로도 잘 작동했다.

제조 의뢰한 EI코어 역시 잘 작동했다.

필자가 명문A/S 사장님께 앰프가 6X4 진공관에 의해서 고장났다는 확인서를 써줄 수 있냐고 여쭈었더니, 고작 이 정도 일회성 수리비를 받고 하는 일에 확인서까지는 써줄수는 없는 일이라고 하셔서(이렇게 말씀하신 건 아니다)

필자는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건만, 혹여라도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 차비도 받지 못 하고 증인으로서 여기저기 불려다녀야 할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보니 그럴만 하다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간이 영수증만이라도 부탁했다.

어쨌건, 필자는 대체 부품과 정식 부품 모두 수급하여 앰프를 제대로 수리할 수 있었다.

두번째 살아 돌아온 RS-6

7. 경과 사항

앰프는 정상작동하고 필자의 의지에 따라 정식 부품으로 교체할 수도 있게 되었다.

부품 가격은 약 $25 정도, 수리비는 $45 정도로 대략 10만원 정도로 끝날 수 있는 해프닝 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수리점에 2회 방문하고, 2개의 부품을 수급하는 동안 사용한 시간과 에너지는 적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판매자의 (인공지능)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답변을 하는 것이 최소 2주는 늦은 것 같지만, 사고 당시에도 이런 인공지능 답변이 있은 후에 직원의 아무 대응이 없었기에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른 듯 하다.

어쨌건 판매자와 연락이 닿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