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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Zoo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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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빈티지 카페인 커피한약방에 왔다. 을지로 뒷골목에 숨어있는 카페인데 골목을 구비구비 굽어들어가면 볼 수 있다. 분위기가 마치 1900년대 초기 조선의 한양 골목 같은 느낌이 살아있다. 도시계획에 따라 이 을지로 골목도 철거에 들어가고 20~30층 빌딩들이 들어설 예정인데, 지금이라도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고 이런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모조리 버려버리는 시대에 태어나서 안타깝고 원망스럽다. 카페 느티 옆 골목에 위치해 있다. 옆으로 꺾으면 보이는데, 혜민당 양과자점과 마주보고 있다. 두 사람이 겨우 어깨를 스치며 지나갈 수 있을 듯 한 건물 사이 골목길은 현대적인 건축법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환경이 이색적인 공간과 분위기를 자아낸다. 2층까지 있는데, 창문 하단기 1200 정도는 되어보..
내가 환장하는 음식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경양식 돈까스이다. 내 유년기, 부모님과 외식을 할 때 단골 메뉴였던 경양식 돈까스를 나이가 들어 더 좋아하게 된것이다. 2000년대 초반 즈음에는, 일본식 돈까스가 유행을 시작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그러나, 과하게 바삭함에 집착하는 튀김방식은 오히려 부먹스타일인 나에게는 반발감과 유쾌하지 않은 식감을 주었고, 일본식 돈까스를 기피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그런 나의 사적인 취향과는 별개로, 전국의 경양식 돈가스 전문점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고, 나같은 사람이 마음 줄 곳이 없어져 갈 곳 잃은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가끔 이런 돈가스 집을 알게 되면 무척 행복해진다. 지인이 을지로 동경우동을 먹자고 한 일이 있었는데, 그 옆집이 바로 유빈왕돈까스라서 그 ..
충무로 쭈꾸미 불고기에 다녀왔습니다. 여기가 요즘 수요미식회에 나와서 난리라구요? 직장 동료가 맛있을 것 같다고, 점심 먹으러 가자고 가서 먹었는데... 옆 자리에서 열심히 구워먹던 쭈꾸미가 부러워서 결국 저녁에 회식 겸 왔습니다. 뭐, 충무로 인근 답게 건물이 무지 낡고 더럽습니다. 뭐 이 맛에 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퇴근하자마자 약 6시 30분 쯤 도착했는데, 금요일이라 그런지 이미 줄을 많이 섰더군요. 우리가 받은 번호는 23번인데, 건물이 2층까지 있어서인지 10분~20분 정도 안 기다려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건물 바깥에 붙은 스피커로 주인아주머니가 번호를 불러주더군요. ㅋㅋㅋ 메뉴는 단촐합니다. 1. 쭈꾸미와 키조개를 같이 먹고 싶다. 2. 쭈꾸미만 먹고 싶다. 3. 키조개만 먹고 싶다..